[사직 MVP] 이 갈고 준비한 한 타석…롯데 강로한 첫 끝내기, “마지막엔 웃겠다”

입력 2020-06-06 2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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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로한.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프로인생 첫 끝내기 안타를 신고했지만 표정은 덤덤했다. 조금 늦게 시작된 강로한(28·롯데 자이언츠)의 2020시즌, 스스로는 그 끝에 반드시 웃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6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배제성의 투수전이 펼쳐지며 8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균형을 깨진 건 9회였다. 선두타자 전준우의 안타와 안치홍의 희생번트, 그리고 이대호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1·2루 찬스가 찾아왔다. 앞서 대수비로 투입됐던 강로한의 이날 경기 첫 타석. 강로한은 첫 스트라이크 2개를 지켜보며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3구 볼을 골라낸 뒤 4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전준우가 홈을 쓸며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 나왔다.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 후 강로한은 “팀이 이겨서 좋다. 시즌 첫 안타가 끝내기라 의미가 있다”며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허문회 감독도 “부담을 느낄 상황에서 결과를 잘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강로한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타율 0.318(22타수 7안타), 5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5월 19일 콜업 후 이날 전까지 팀이 치른 16경기 중 8경기 7타석 출장에 그쳤다. 타격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럴수록 한 타석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었다.

전준우의 안타와 안치홍의 번트 때부터 본인을 승부할 것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강로한은 “벤치에서 코치님들이나 형들이 ‘너한테 올 것 같다’고 해주셨는데 그 응원 덕에 좋은 안타를 쳤다. 공 보고 공 친다는 생각이었다”고 복기했다…

KT 벤치는 강로한 타석에서 기존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우익수로 바꿨다. 로하스는 전진 수비. 짧은 안타 때 득점을 저지하겠는 의지였다. 강로한은 “만약 (전)준우 형이 홈으로 뛰면 잡힐 수도 있었고, 주루코치님이 안 돌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빠른 타구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생애 첫 끝내기를 만들어준 준우 형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다소 늦게 시작한 시즌. 강로한은 시즌 끝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팀 성적이 안 좋을 때도 분위기는 좋았다. 외국인 코치들이 많아 벤치가 시끌시끌하다”며 “오늘을 계기로 나 자신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올 시즌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끝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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