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과 어깨 나란히 했지만…두산 플렉센, 빈타에 눈물

입력 2020-11-23 2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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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수비를 마친 뒤 플렉센이 실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단일 포스트시즌(PS) 역대 2번째로 많은 탈삼진. 크리스 플렉센(26·두산 베어스)은 올 가을 고(故) 최동원과 선동열을 소환했다. 하지만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절대 승리할 수 없다. 플렉센을 외면한 타자들이 야속할 법한 하루였다.

플렉센은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 5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며 5안타 1홈런 1볼넷 5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는 상대 타선을 퍼펙트로 제압했다. 비록 4회말 2사 후 나성범-양의지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지만 강진성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말 1사 2루서 애런 알테어에게 선제 중전적시타를 맞았어도 1점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스코어였다.

하지만 타선이 6회까지 4안타 2볼넷을 기록하고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플렉센의 흐름이 꼬였다. 결국 0-1로 뒤진 6회말 1사 1루, 힘이 빠진 상태에서 양의지에게 중월 2점포를 헌납하고 말았다. 어떻게든 마운드에서 버텨냈던 ‘에이스’의 올 가을 첫 피홈런이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수반되지 않아서인지 7회말 마운드를 최원준에게 넘긴 그는 덕아웃에서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플렉센은 이날을 포함해 올해 PS 5경기에서 28.1이닝을 던지며 32탈삼진의 위력투를 뽐냈다. 이날 투구수가 많아 추가 등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미 충분히 완벽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KS 무대까지 오르는 데 앞장선 이가 플렉센이다.

단일 PS 32탈삼진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이 부문 1위는 1984년 최동원(롯데 자이언츠·5경기 35탈삼진)이다. 플렉센은 1989년 선동열(해태 타이거즈·5경기 31탈삼진)을 제쳤다. 한국야구 불세출의 스타들을 소환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활약임에 틀림없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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