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외풍에 흔들리지 않은 ‘캡틴’ 기성용…서울은 더 강해졌다

입력 2021-03-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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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7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100번째 경기를 치렀다. 최근 초등학교 시절 후배 성폭력 의혹이 불거지는 등 외풍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캡틴의 소임을 다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주장 기성용에게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개막전(2라운드)은 특별했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100번째이자 K리그 복귀 후 처음 팬들 앞에서 치른 경기여서다.

전북 현대와 시즌 개막전에서 0-2로 패한 서울은 승점 3이 절실했다. 박진섭 감독은 활용 가능한 최상의 멤버들을 투입했다. 핵심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과 공격 2선의 팔로세비치였다. 특히 이날 수원FC전은 기성용의 K리그 87번째이자, 각종 대회를 통틀어 치른 100번째 경기였다.

오스마르와 호흡을 맞춘 중원에서 기성용이 성큼성큼 움직이며 볼을 받고, 높낮이를 달리한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줄 때마다 수원FC의 수비조직은 흔들렸다. 올해 처음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기성용의 볼 배급에서 시작된 서울의 공격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하이라이트는 서울이 1-0으로 앞선 후반 6분이었다. 천천히 동료들의 움직임을 엿보던 기성용이 자기 진영에서 길게 찔러준 볼을 빠르게 쇄도한 나상호가 침착한 컨트롤 이후 날카로운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첫 번째 팀 도움이었다.

후반 27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 아웃된 기성용은 “친정에 돌아와 좋은 축구를 보이고 싶었다. 홈경기는 더 집중하고 모든 걸 쏟겠다. 공격수들과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준비했다. 내 패스로 더 많은 득점이 나오길 바란다. 200경기 이상까지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 투입을 놓고 서울 벤치는 약간 고민했다. 전북과 개막전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전반 중반 교체된 탓이다. 다행히 금세 회복됐다. 컨디셔닝 체크와 팀 훈련을 병행하며 실전 가능한 몸을 만들었다. 박 감독은 “심각하지 않다. 불편함을 느낀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초등학교 후배 성폭력 의혹에도 기성용은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변호사를 구했다. 신중하되 강경히 대응하겠다. 누구보다 내가 진실을 밝히고 싶다. 그 일로 경기력이 흔들릴 일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 선수들도 철저히 주장을 믿고 있고 일방적 폭로에 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사실 모든 것이 완벽하진 않았다. 전반 20분 아크 지역에서 거친 태클을 범해 프리킥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새 시즌 안방 1호 옐로카드. 그래도 한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기성용은 존재만으로도 강하고, 몸 풀린 기성용은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서울에나 본인에게나 충분히 만족스러운 퍼포먼스였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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