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서울에 골잡이가 없어?’ 나상호, “나날이 강해질 날 기대해”

입력 2021-03-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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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나상호.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통의 명가’ FC서울이 돌아왔다.

서울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개막전(2라운드)에서 수원FC를 3-0으로 완파했다. 최근 극도의 부진을 경험했던 서울은 확 달라진 모습으로 희망을 부풀렸다.

그 중심에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25)가 있다. 수원FC의 골망을 2차례나 흔들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상대 자책골로 1-0 앞선 후반 6분 캡틴 기성용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아 골문을 갈랐고, 후반 34분 아크 지역에서 멋진 킥으로 멀티 골을 완성했다.

나상호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중요한 득점이었다. 항상 골을 넣을 욕심으로 경기를 준비해왔다”며 밝게 웃었다.

특히 기성용과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동계훈련 내내 머리를 맞대고 수없이 연구한 패턴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기)성용이 형과 열심히 연습한 상황이 그라운드에서 열렸다. 상대 수비 뒤편의 공간을 노리거나 볼을 주고받으며 돌고 라인을 부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우리 중원의 패스와 볼 키핑이 좋다보니 내가 공간을 열어젖히며 약속된 움직임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상호에게 2021년은 K리그에서 맞은 4번째 시즌이다.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광주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49경기에서 18골·1도움을 올린 그는 일본 J리그 FC도쿄로 이적했다가 지난해 후반기 성남FC에 임대(19경기 7골)됐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서울로 완전 이적했다.

이적시장에서 모처럼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 데려온 만큼 서울은 나상호가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 역시 몹시 간절하다. 일본에서의 아쉬웠던 시간을 만회하려고 한다. “증명해야 한다.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음을 보여줘야 한다.”

처음 도전한 해외무대에서 실패한 이유도 잘 알고 있다. 그는 “J리그는 세밀하고 체계적인 움직임을 요구했고, 콤비 플레이를 강조했다. 내 장점은 돌파다. 일본 스타일에 따라가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성남에서 보낸 6개월도 성에 차지 않는다. 나상호는 “100점 만점에 5~6점이다. 팀이 강등 위기에 몰렸다는 것 자체가 공격수로서 내 임무를 못한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다르다. 광주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진섭 감독은 나상호에게 최대한 공격적 역할을 부여한다. 수세에 몰린 경기가 많았던 과거의 광주, 지난해 성남에 비해 서울은 한층 공격적이다. 라인을 내리는 것보다 주도하는 축구가 공격수 입장에선 훨씬 편하다.

물론 팀의 에이스가 짊어진 부담은 상당하다. 더욱이 서울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붙박이 원톱으로 뛰어야 할 만큼 최전방 운용이 어렵다. 팔로세비치와 조영욱이 있지만, 2선 공격수에 더 어울린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조차 나상호에게는 긍정적 자극이다. 그는 “적절한 긴장과 부담은 날 키워준다. 이마저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트로피다. “서울은 탄탄하다. 누굴 만나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타이틀을 얻고 싶다. 나도, 팀도 할 수 있다. 모두 함께 도약할 타이밍”이라고 다부진 의지를 전한 나상호는 K리그1(1부)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시즌 출발이 좋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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