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3R 리뷰] 징크스 깨졌다…전북, ‘강원 트라우마’ NO

입력 2021-03-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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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외국인선수 구스타보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1(1부) 3라운드 강원과 홈경기 후반 47분 2-1 역전승을 완성하는 헤딩 결승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2021시즌 개막 후 2승1무를 기록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강원FC가 몹시 얄밉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이 이끌던 2019년부터 전북은 강원에 밀렸다. 2승1무3패.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지난해에는 2전패를 당했다. 딱 한 번만 잡았더라면 우승 레이스를 훨씬 쉽게 운영할 수 있었다. 당연히 강원 입장에서 전북은 딱히 두렵지 않은,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이 됐다.

전북과 강원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경기에서 만났다. 서로의 상황은 달랐다.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과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한 김상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전북은 개막 2경기에서 1승1무를 챙긴 반면 강원은 2연패로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서로에게 승점 3이 꼭 필요했다.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던 김 감독은 일류첸코를 김승대와 투톱으로 세웠다. 공약으로 내건 ‘화공(화끈한 공격)’을 위한 강한 의지였다. “최근 전북전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만 축구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던 강원 김병수 감독은 신중했다. 2연패 동안 8실점한 만큼 뒷문 단속이 먼저였다.

주도권은 전북이 잡았다.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답답했다. 빠른 속도와 강한 압박으로 조금씩 상대를 압박했으나 확실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전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홈팀이 몇 차례 기회를 놓치자 웅크렸던 강원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전반전 고무열이 결정적 찬스를 놓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공격전개를 하지 못한 강원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북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터치라인 밖에 나가 수적으로 밀린 틈을 탄 강원 김수범이 왼쪽 진영을 파고들다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고, 김대원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북은 후반 25분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승대 대신 구스타보를 투입해 높이에 힘을 실었다. 전형적인 공중볼 전략이었다. 강원은 침착했다. 상대 돌파에 공간은 내줘도 라인은 탄탄하게 지켰다.

그래도 전북이 그냥 무너지진 않았다. 전북 벤치의 전략이 통했다. 쇼타임이 후반 39분 시작됐다. 구스타보가 문전 혼전 중 김보경의 동점골을 도왔다. 전북은 5분 주어진 추가시간까지 알차게 활용했다. 후반 47분 홍정호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딩 역전골로 연결했다. 아주 평범한 볼이었으나 강원 골키퍼 김정호가 놓쳤다.

2-1 역전승. 그토록 전북을 괴롭히던 ‘강원 트라우마’가 말끔히 사라진 순간이었다. 그 순간, ‘영원한 전설’로 남은 이동국도 경기장 한편에서 그라운드에서 전달된 짜릿함을 공유하고 있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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