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메디힐 챔피언십…올해도 연장 승부로 우승자 갈릴까

입력 2021-06-13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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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힐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 1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공동 6위까지 미끄러진 대니엘 강(미국).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메디힐 챔피언십은 라운드별 1위 얼굴이 매번 바뀌는 등 혼전 속에 펼쳐지고 있다. 사진제공|LPGA 메디힐 챔피언십

올해로 3회째를 맞은 ‘LPGA 메디힐 챔피언십’의 우승자는 누가 될까. 워낙 혼전이라 마지막 순간에야 영광의 얼굴이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3라운드에선 대만 출신의 리민이 합계 9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2타차 공동 2위에 마틸다 카스트렌(핀린드)과 로렌 김(미국·이상 7언더파)이 나란히 위치했고, 김아림(26)과 알반 발렌수엘라(스위스·이상 6언더파)가 공동 4위로 그 뒤를 이었다. 신지은(29) 등 무려 5명이 5언더파 공동 6위 그룹을 형성했다. 1위부터 공동 6위 그룹까지 총 10명이 불과 4타 간격 안에 있다. 흔히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른다”고 말하듯 누가 마지막 우승 영광을 차지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혼전 구도는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매 라운드 선두 얼굴이 달랐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라운드 선두는 7언더파를 기록한 레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였다. 2라운드 리더보드 최상단은 교포 대니엘 강(미국)의 차지였다. 대니엘 강은 3라운드 중반까지 1위 자리를 지키다 종반 들어 리민에 추격을 허용한 뒤 18번(파5) 홀에서 더블보기로 한꺼번에 2타를 잃으며 공동 2위에서 공동 6위로 순식간에 4계단 미끄러졌다.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건물 외벽을 때린 뒤 도로에 떨어지면서 OB(아웃 오브 바운즈) 판정을 받았고, 결국 벙커로 다시 돌아가 5번째 샷을 해야 했다.

한국의 전문 화장품 기업 엘앤피코스메틱이 2018년부터 자사의 글로벌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타이틀로 내세워 개최하는 메디힐 챔피언십은 사실 첫 해부터 불꽃 튀는 우승경쟁으로 주목을 끌었다.

2018년에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이민지(호주)가 4라운드 정규라운드까지 12언더파 276타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결국 연장 접전 끝에 리디아 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18번(파5) 홀에서 진행한 연장 승부에서 페어웨이에서 3번 우드로 날린 세컨 샷이 그린 뒤 핀 60㎝ 거리에 붙으면서 이글을 잡고 버디에 그친 이민지를 따돌리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년 전 김세영(28)의 우승 과정도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난조를 보이며 3타를 잃었다.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뒤 동타를 이룬 이정은6(25), 브론테 로우(잉글랜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18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까지 3회 연속 메디힐 챔피언십이 개최되는 머세드 골프클럽은 전장은 6551야드로 길지 않은 편이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나무가 많은데다 러프와 그린 컨디션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열리지 못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메디힐 챔피언십이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연이어 명승부가 펼쳐지는 이유다. 올해 최종 우승자 역시 연장 승부에서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메디힐 챔피언십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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