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출국 전 농구협회에 성금을 기탁한 남자농구대표팀 그 사연은?

입력 2021-06-14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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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남자 농구 국가대표 선수단. 사진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남자농구대표팀 주장 이대성(31·고양 오리온)은 13일 필리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대한농구협회 직원에게 봉투 하나를 전달했다. 대표팀 감독, 코치, 선수, 스태프까지 전원이 자발적으로 모은 800만 원 정도가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특정 단체를 통한 기부가 아닌,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협회가 직접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협회 수뇌부는 선수들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필리핀에 도착해 16일부터 시작될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준비에 돌입한 이대성은 14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성금을 협회에 기탁한 사연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에 들어올 때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번에 주장을 맡게 됐고, 라건아(전주 KCC), 이승현(오리온) 등 다수의 선수들과 얘기하다 실천에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프로농구(NBA)에선 많은 선수들이 보너스, 수당 등을 모아 좋은 일을 한다더라. 어린 시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라건아도 그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라건아가 대표팀 선수들에게 취지를 잘 설명했고, 모두가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남자 농구 대표팀 주장 이대성. 스포츠동아DB



다만, 주머니 사정이 제 각각이라는 점을 감안해 구성원 모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봉투 하나씩 나눠 가졌다. 그런 뒤 매니저가 봉투를 모으는 방식으로 모금했다. 이대성은 “대표선수들이 모이면 훈련수당을 받고, 대회에 참가할 경우 격려금을 받는다. 격려금의 일부를 좋은 곳에 활용하자는 취지였다”고 얘기했다.

다수의 프로농구선수들이 농구 유망주 또는 연고지 팬들을 위한 기부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때 직접 모금해 성금을 전달한 일은 많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졌을 때 간혹 성금을 전달하긴 했다.

이대성은 “KBL리그에서 활약하는 선후배들이 이미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 내에선 그런 일이 자주 없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영향력이 있는 대표선수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을 계기로 대표팀 내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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