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대세’ 박민지, 생애 첫 메이저 퀸까지 품다…시즌 5승째

입력 2021-06-20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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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충남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4라운드에서 박민지가 17언더파로 우승을 결정지은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음성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 박민지(23)가 생애 첫 ‘메이저 퀸’ 영광까지 안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박민지는 20일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내셔널 타이틀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였다. 나흘간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박현경(21·15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그토록 갈망하던 메이저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7언더파 271타 우승은 2018년 오지현(25) 함께 한국여자오픈 역대 최저타 타이. 우승상금 3억 원을 보탠 박민지는 시즌 상금 9억4800만 원으로 10억 원에 근접했고, 대상포인트 70점을 더해 333점으로 독주를 이어갔다.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3라운드까지 15언더파를 기록한 박민지와 14언더파의 박현경, 둘만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했다. 둘 모두 타수를 쉽게 줄이지 못했지만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16언더파 균형이 4홀 째 계속되던 15번(파4) 홀. 박현경이 1.9m 파 퍼트를 성공시키자 134m 거리의 세컨 샷을 홀컵 0.5m 거리에 붙인 박민지는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다시 1타 차 우위로 나섰다. 이어진 16번(파5) 홀. 박민지가 보기로 뒷걸음질을 치며 1타를 잃어 둘은 다시 16언더파 동타가 됐다.

운명이 갈린 것은 마지막 18번(파4) 홀이었다. 박민지가 143m 거리에서 친 세컨 샷은 홀컵 1m 옆에 붙었고, 박현경이 보기에 그친 것을 확인한 그는 버디 퍼트를 챔피언 퍼트로 장식하며 마침내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지난주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박현경을 1타 차로 따돌렸던 박민지는 시즌 2번째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10개 대회 중 9개 대회에서 5승과 함께 통산 9승에 입맞춤했다. KLPGA 한 시즌 최다승은 2007년 신지애(33)의 9승이고, 한 시즌 최다 상금은 2016년 박성현(28)의 13억3300만 원. 박민지의 상승세가 워낙 남다르고 남은 대회가 많아 시즌 최다승과 최다 상금 경신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우승 후 생각나는 사람을 묻자 “이제까지 여러 대회 중 오늘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한 박민지는 “메이저 첫 우승이라 너무 뜻 깊고 행복하다”고 했다. 16번 홀에서 2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쳤던 그는 “가지가지 한다고 스스로 자책했다”고 설명한 뒤 18번 홀 환상적인 세컨 샷에 대해서는 “사실 핀 오른쪽을 보고 친 미스 샷이었다. 핀을 보고 쳤으면 물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며 “미스 샷인 것을 고백하지 않았다면 더 멋있는 선수가 될 수 있었는데…. 운 좋은 선수로 남겠다”며 웃었다.

시즌 최다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말에 “상반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5승을 했으니 이젠 9승을 새 목표로 삼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챔피언조의 이정민(29)은 합계 7언더파 단독 3위에 자리했고, 신성고등학교 3학년인 국가대표 황유민(18)은 4언더파로 임희정(21)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라 아마추어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음성|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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