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야’ 직장 빌런들 향한 美친 반란

입력 2021-07-07 1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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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치지 않고서야’(극본 정도윤, 연출 최정인, 제작 아이윌미디어)가 ‘웃프’지만 통쾌한 순간으로 카타르시스를 안기고 있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한 오피스 정글을 버티는 n년 차 직장인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폭넓은 공감을 불어넣고 있다. 비록 소소한 반란일지라도 현실에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들만의 이유 있는 뒤집기 한 판에 시청자들도 열띤 응원과 호응을 보내고 있다.

팍팍한 현실에 웃음을 더하는 ‘직장 빌런’ 퇴치 모먼트는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날리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지난 3, 4회 방송에서 실력과 인성이 반비례하는 ‘파렴치 끝판왕’ 강민구 팀장(이삼우 분)은 주먹을 부르는 진상 상사의 표본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노련한 승부사 최반석(정재영 분)과 당자영(문소리 분)이 회심의 한 방으로 날린 그의 최후는 사이다 명장면으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사업부의 사활이 걸린 흡인력 테스트를 앞두고, 핵심 부품인 모터 구동팀의 강 팀장이 사고를 저질렀다. 개발 2팀 정성은 선임(김윤서 분)을 성추행한 것. CCTV 확인 결과 강 팀장의 잘못인 게 분명했지만, 이직을 앞두고 있던 그는 평판 조회만을 걱정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오히려 정 선임이 자신을 폭행했고,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그의 주장은 보는 이들마저 분노하게 했다.

팀을 위해서 참아왔던 정 선임이었지만, 이번은 참을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못된 손’을 제대로 꺾어 버린 정 선임의 한 방은 그야말로 사이다였다. 사태 파악을 마친 인사팀도 빌런 퇴치를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최반석과 당자영은 모터 구동팀의 실질적 에이스이자 핵심 인재가 유우종 책임(양재현 분)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강 팀장이 유 책임을 속인 이직 꼼수까지 파헤치며 이직을 막아냈다.

AA전자에서 진짜로 원했던 유 책임의 이직이 무산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강 팀장의 최후는 짜릿했다. 강 팀장은 징계해고 처리당하는 것만은 피하기 위해 정 선임에 대한 일을 사과했다. 강 팀장은 점심시간 구내식당 앞에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전단지를 돌리며 공개 사과했다. 이를 지켜본 정 선임 역시 “영혼 없는 사과보다 이게 훨씬 더 좋네요”라는 말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억울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던 직딩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특히 팀을 위해 참아왔던 정 선임의 엘리베이터 응징, 모터팀의 핵심 인재였음에도 이용만 당하던 유 책임이 성과를 인정받아 수석연구원으로 승진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와 함께 뭉클함을 더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제작진은 “이날 방송되는 5회를 기점으로 ‘반전의 승부사’ 최반석, 당자영의 콤비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상부의 감원 지시에 따른 당자영의 진격, 프로젝트 제안서 제출로 뒤숭숭해진 연구동 분위기를 틈타 새로운 전략 구상에 나선 최반석. 두 사람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5회는 7일 밤 9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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