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도쿄올림픽 기수로 나서는 배구선수들

입력 2021-07-19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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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 미하일로프(러시아), 브루누 헤젠지(브라질), 메흐디 벤 셰이크(튀니지), 프리실라 리베라(도미니카공화국), 주팅(중국)과 김연경(대한민국). 이들 6명은 23일 막을 올리는 2020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자국 올림픽선수단의 기수로 세계의 시선을 받을 배구선수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같은 A조에 속한 리베라와 김연경은 공통점이 많다. 이번이 개인통산 3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김연경은 2012런던올림픽을 시작으로 2016리우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출전한다. 여기에 2004아테네올림픽 구민정 이후 여자배구 선수로는 17년 만에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의 여자기수라는 영예도 얻었다. 1984년생 리베라는 2004아테네올림픽, 2012런던올림픽에 이어 3번째 출전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끝나면 대표팀을 은퇴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되자 은퇴를 번복했다. 김연경도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팀의 주장인 두 사람은 같은 포지션(윙 공격수)이다. 29일 오전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8강 진출을 놓고 운명의 한 판을 벌인다. 김연경과 리베라. 두 선수단 기수의 네트를 사이에 둔 대결 결과가 궁금하다.

주팅은 중국 올림픽선수단 최초의 여자선수 기수다. 이전까지 중국은 하계올림픽에서 장신의 남자농구 선수를 기수로 선정해왔다. 이번에는 남자농구가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변화가 생겼다. 주팅의 기수 파트너는 2016리우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자오솨이다.



유도의 캣린 쿠아두르스와 함께 브라질선수단의 기수로 나서는 브루누는 국제 배구계에 널리 알려진 세터다. 통산 4번째 올림픽 출전으로 대표팀 감독인 아버지 베르나르두 헤젠지와 함께 브라질 남자배구에 많은 영광을 안겼다. 아버지가 2001년부터 브라질 여자대표팀에 이어 남자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주전세터를 아들로 교체하자 뒷말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부자(父子)는 3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합작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러시아의 미하일로프는 2012런던올림픽 남자배구 금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러시아는 2014소치 동계올림픽 때 국가가 조직적으로 도핑을 시도하고 검사샘플을 조작한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년간 국제대회 참가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러시아는 국제대회에서 국가와 국기를 사용할 수 없는 가운데 미하일로프가 기수 역할을 한다. 이밖에 튀니지 남자배구 대표팀의 주장인 세터 메흐디 벤 셰이크도 펜싱의 이네스 부바크리와 함께 기수로 나선다.

올림픽개회식 선수단 기수는 특별한 선정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올림픽 조직위원회(NOC)가 그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오래 봉사했거나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스타 선수를 주로 내세운다. 도쿄올림픽에 6명의 배구선수가 선정된 것을 보면 고려사항 가운데는 분명 신장조건도 있는 듯하다. 통상적으로 개회식은 밤늦게까지 열리기에 기수로 선정된 선수의 경기일정도 변수다. 그래서 올림픽 개막전 기수는 많은 음덕을 쌓아야 가능하다.

가문의 영광인 기수 선정에는 행운도 따라야 한다. 2000시드니올림픽 때 남자배구의 김세진은 기수로 선정됐지만 막판 틀어졌다. 본인 탓이 아니었다. 개회식을 앞두고 올림픽 최초로 남북의 선수들이 공동으로 개회식에 입장하기로 결정하면서였다. 이때 남북 양측의 합의에 따라 기수는 북남남녀(北男南女)로 결정됐다. 이 바람에 여자농구의 정은순은 예정대로 기수를 맡았지만 김세진은 북한의 박정철 유도감독에게 영광의 자리를 넘겨줬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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