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1년 8개월 만에 통산 6승 달성…개인 메이저 2승째 수확

입력 2021-08-29 16: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다연. 사진제공|KLPGA

이다연(24·메디힐)이 합계 14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을 때, 같은 챔피언조의 최혜진(22·롯데)은 8번(파4) 홀에서 세컨 샷을 홀컵 바로 옆에 떨군 뒤 버디로 먼저 홀아웃하며 2타 차로 따라붙었다. 턱밑까지 쫓아온 강력한 추격자. 그러나 이다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5m 퍼트를 보란 듯이 버디로 연결하며 3타 차 간격을 유지했다.

8번 홀 버디 응수가 이다연의 건재함을 보여줬다면 10번(파4) 홀 칩인 이글은 상대의 추격 의지를 끊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하는 ‘카운터펀치’나 다름없었다. 이다연은 302m 짧은 파4 10번 홀에서 티샷을 그린 근처 러프로 보낸 뒤 14m 거리에서 어프로치 샷을 짜릿한 이글로 연결했다. 9번(파4) 홀에서 보기로 뒷걸음질 쳤던 최혜진 역시 10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둘의 간격은 순식간에 5타 차로 벌어졌다.

이다연이 29일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 2021(총상금 14억 원)’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6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상금 2억52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2위 최혜진(12언더파)과 무려 7타 차가 날 정도의 ‘압도적 우승’이었다.

2016년 투어에 데뷔해 이듬해 10월 팬텀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따냈던 이다연은 마지막 우승이었던 2019년 12월 효성챔피언십 이후 1년 8개월 만에 통산 6승에 성공했다. 2019년 6월 제33회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개인 두 번째 ‘메이저 퀸’ 영광도 차지했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3위였던 이다연은 3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인 7언더파를 몰아치며 13언더파 단독 1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2위 최혜진에 3타, 공동 3위 김지현(30·한화큐셀), 홍지원(21·요진건설)에 4타 앞선 채였다.

김지현이 3번(파4)~4번(파5)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고, 이어 최혜진이 힘을 내면서 선두 자리를 잠시 위협받기도 했지만 5번(파3)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8번 홀 버디~10번 홀 이글로 달아났고, 12번(파5), 18번(파5)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19언더파를 완성했다.

이다연은 국내파로는 유일하게 지난 6월 미국으로 건너가 US여자오픈에 이어 엘앤피코스메틱이 주최한 소속사 대회 메디힐 챔피언십에 참가하기도 했다. 귀국 후 자가격리를 거친 뒤 복귀전이었던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3위로 시즌 4번째 톱10에 올랐고, 이번 시즌 들어 3차례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마침내 메이저대회에서 말끔히 털어냈다.

3라운드 직후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의 ‘쫄지 말고 대충 쏘자’는 말이 인상 깊었다. 내일 최종 라운드는 마음의 부담을 떨쳐내고 치르겠다”고 말했던 이다연은 우승 후 그 말을 재차 떠올리며 “쫄지 않고, 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의 찬스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 등 미국에서 두 대회를 뛰며 이런 저런 상황에서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어렵게만 느꼈었는데, 러프가 긴 편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그린 주변 숏게임 때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골프 외적으로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한 이다연은 “힘들고 아파할 때 함께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린 뒤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다시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춘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