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최종예선 현장] 어쨌든 결과 낸 벤투호, 두드리자 카타르WC 문 살짝 열렸다

입력 2021-09-07 2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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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한국 권창훈이 골을 넣은 뒤 도움을 기록한 황희찬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축구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값진 첫 승을 챙기며 10회 연속 본선 진출의 좁은 문을 살짝 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터진 권창훈(수원 삼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쏟아지는 빗줄기, 레바논 골키퍼의 선방쇼에도 포기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두드린 끝에 건진 수확이다.

2일 이라크와 홈 1차전(서울월드컵경기장)을 0-0으로 비기며 최종예선의 대장정을 불안하게 시작한 한국은 이로써 1승1무, 승점 4로 9월 2연전을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레바논은 1무1패(승점 1)가 됐다.

한숨을 돌린 한국은 다음달7일 시리아와 홈 3차전(장소 미정), 12일 이란과 원정 4차전(테헤란)을 치른다. 4.5장의 본선 티켓이 배당된 아시아에선 최종예선 A·B조 1, 2위가 카타르로 직행하고, 각조 3위는 아시아 플레이오프(PO)와 대륙간 PO를 통과해야만 본선에 오를 수 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이라크를 압도하고도 승리를 놓쳐 고개를 숙였던 태극전사들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어떻게든 반드시 이기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벤투 감독도 “상대를 의식하지 않겠다. 우리에 집중하겠다. 더 과감하고 빠른 공격을 펼칠 것”이라며 이라크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사실 경기 전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 꼭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의 영향도 있었지만,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오른쪽 종아리 근육 염좌로 전열을 이탈해 대표팀은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남태희(알 두하일)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미 빠진 상황에서 손흥민까지 결장하게 되자 벤투 감독의 고민은 상당했다.

경기 양상은 이라크전과 대동소이했다. 전방에 무게를 실은 한국이 계속 맹공을 퍼부은 가운데 잔뜩 웅크린 채 수비에 치중한 레바논이 간헐적으로 역습을 시도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진 전반전에만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78대22(%)까지 앞섰고, 무려 13개의 슛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그러나 활발한 플레이에 비해 좀처럼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한국 벤치는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A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선발 기회를 잡은 조규성(김천 상무)을 빼고 황의조(보르도)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3분 이동경(울산 현대), 나상호(FC서울) 대신 각각 권창훈, 송민규(전북 현대)를 교체로 들여보냈다.

선택이 주효했다. 부지런한 돌파에 비해 영점이 잘 맞지 않던 황희찬(울버햄턴)이 후반 15분 왼쪽 측면으로 빠르게 돌파한 뒤 내준 낮은 크로스를 권창훈이 투입 2분 만에 골로 연결했다. 한국의 최종예선 첫 골이자, 첫 승을 낳은 한 방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막판 위험천만한 순간도 맞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지켰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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