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예약 플랫폼’의 시장질서 깬 ‘카카오’의 또 다른 골목상권 침탈

입력 2021-09-16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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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골프예약 이미지. 사진출처 | 카카오VX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로 비판받은 카카오가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고 꽃·간식·샐러드 배달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상생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골프계 플랫폼에서의 ‘갑질’이 뒤늦게 주목받으며 또 다른 질타를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의 카카오골프예약 서비스를 통해 2019년 골프 부킹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가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16일 제기됐다.

골프 부킹 시장은 골프장으로부터 전달받은 티타임을 각각의 플랫폼을 통해 골퍼들에게 제공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 플랫폼 업체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골퍼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카카오골프예약은 달랐다. 골프 부킹 시장에 진출하면서 골프장에는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을 테니 티타임만 제공해달라는 요청으로 상생을 위한 노력없이 신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존 업계의 생태계를 흔들어 놓으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쌓아갔다. 작게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1인 에이전트부터 중소기업에서 운영하는 골프 부킹 플랫폼들까지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이슈까지 불거지며 골프장 티타임이 부족해지며 기존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골프예약 탓에 기존 업체들은 정상적인 수수료 매출의 감소, 골프장으로부터 제공받는 티타임 감소 등의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중소 플랫폼 업체 회원들의 이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골프예약은 택시, 헤어샵, 대리운전 등 다른 서비스를 장악하던 카카오의 방식과 동일하다”며 “앞으로 골프 부킹 시장을 잠식하게 되었을 때 골프장에도 동일한 방식의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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