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들에게 미안” 오리온 1옵션 라둘리차, 애물단지 전락하나

입력 2021-10-26 13: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1옵션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일까.

고양 오리온은 야심 차게 영입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외국인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33·213㎝)의 부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25일 창원 LG전까지 올 시즌 7경기에서 4승3패로 선전하고 있지만, 팀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믿었던 1옵션의 부진으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도 25일 LG전을 마친 뒤 “외국인 1옵션에서 밀린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라둘리차는 세르비아국가대표로 NBA 밀워키 벅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총 53경기를 뛰었다. 슛 거리가 길고, 골밑에서 외곽으로 공을 빼주는 피딩 능력도 뛰어나 로-포스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전술의 다양화까지 꾀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됐다. 2020~2021시즌 제프 위디와 그의 대체 외국인선수 데빈 윌리엄스 모두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던 터라 라둘리차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그러나 현실은 슬프다. 라둘리차의 올 시즌 기록은 경기당 8.7점·5.7리바운드다. 17분49초의 플레잉타임과 44.7%의 필드골 성공률 또한 아쉬운 수치다. 2020~2021시즌 위디의 28경기 평균 기록(8.9점·7.5리바운드)을 오히려 밑돈다. 머피 할로웨이(31·196㎝)가 사실상 1옵션 역할을 맡고 있다. 할로웨이는 경기당 15점·8.7리바운드·2.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라둘리차의 부진을 상쇄하는 동시에 헌신적 플레이로 동료들의 믿음을 사고 있다.

문제는 할로웨이가 라둘리차의 높이까지 커버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라둘리차의 부진 탓에 로-포스트에서 힘을 쓰기가 어렵다. 25일 LG전에선 상대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의 포스트-업에 대책 없이 밀렸다. 그러다 보니 올 시즌 오리온의 경기당 리바운드(34.3개)는 8위, 공격리바운드(9.4개)는 10위다.


강 감독은 “가장 아쉬운 점이다. 1옵션에서 밀리니 운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밀리니까 다른 선수들한테 미안한 생각까지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골밑을 우리가 장악해야 하는데, 항상 내주고 시작하는 것 아닌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리온의 1라운드 남은 게임은 2경기다. 서울 삼성(30일)~원주 DB(31일)와 차례로 원정에서 맞붙는다. 강 감독은 “1라운드를 끝낸 뒤 도출된 데이터를 통해 매칭을 해봐야 한다”며 “(라둘리차가) 더 나은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