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상품성 개선 및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효과 기대 [스포츠토토 ‘한경기구매’ 발매]

입력 2022-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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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코리아가 출시 16년 만에 프로토 구매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미했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의 상품성 개선은 물론 불법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해 ‘한경기구매’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2006년 출시된 프로토는 스포츠토토 전체 발매액의 약 90%를 점하는 국내 합법 스포츠베팅의 대표 상품이다. 최소 2경기, 최대 10경기 조합을 통해 고배당을 노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러나 조합 경기수를 늘릴수록 당첨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이 같은 핸디캡을 보완하기 위해 4일 발매된 프로토 승부식 19회차부터 ‘한경기구매’라는 새로운 방식을 추가했다. 1000원 단위로 원하는 한 경기만을 구매해 결과를 맞히면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다. 기존 프로토 승부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은 낮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한 경기만 택해 베팅하는 것은 이미 해외시장은 물론 불법스포츠도박에서도 보편화된 방식이다. 특히 불법스포츠도박은 스포츠토토에선 접할 수 없었던 한 경기 구매와 라이브 베팅, 높은 환급률 등을 미끼로 합법시장의 이용자들을 급속히 흡수해왔다. 그동안 합법 스포츠토토의 발목을 잡아온 각종 규제가 불법스포츠도박의 규모만 키운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던 이유다. 이제는 스포츠토토를 통해서도 합법적으로 한 경기 구매를 즐길 수 있다. 향후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합법시장의 4배 달하는 불법스포츠도박


불법스포츠도박은 합법 스포츠토토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급격히 몸집을 불려왔다. 그에 따른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커졌다. 특히 과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일부 종목의 승부조작 사태도 결국은 불법스포츠도박에서 비롯됐음을 고려하면 더 이상 수수방관해선 곤란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19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사행산업 업종별 규모 및 현황’만 들여다봐도 불법스포츠도박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내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 사행산업의 전체 규모는 104조1981억 원인데, 이 가운데 불법시장의 규모는 무려 78%에 이르는 81조5474억 원이다. 특히 스포츠토토의 경우에는 불법시장이 합법시장보다 4배나 크다.

합법시장 대 불법시장의 규모를 비교해보면, 경마는 52(7조3572억 원) 대 48(6조8898억 원), 경륜은 44(1조8337억 원) 대 56(2조3761억 원), 경정은 36(5994억 원) 대 64(1조849억 원)다. ‘합법<불법’의 구도는 스포츠토토에서 훨씬 극심한 양상으로 확대된다. 합법시장이 5조1099억 원, 불법시장이 20조5106억 원으로, 비율로는 무려 20 대 80이다.


●‘한경기구매’ 방식, 불법 잡을 수 있을까?

지난해 3월 형사정책연구원의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자 감소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합법 스포츠토토 이용자들은 물론 합법과 불법 동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에서 양측 모두 공통적으로 ‘한 경기(싱글) 베팅’의 도입을 환영했다. 또 지난해 ‘체육진흥투표권 마케팅 인식도 조사’에선 프로토 승부식에 한 경기 베팅이 도입될 경우 불법스포츠도박 대신 합법 스포츠토토에서 구매하겠다는 응답(49.5%)이 불법스포츠도박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응답(27.4%)을 앞질렀다. 이 같은 조사들을 바탕으로 체육진흥투표권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불법스포츠도박 예방 효과를 확인한 스포츠토토코리아는 ‘한경기구매’ 방식의 도입을 결정했다.

다만 새로운 문제가 드러날 수도 있는 만큼 ‘과몰입’을 차단하고 ‘한경기구매’ 방식의 도입 취지가 변질되지 않도록 스포츠토토코리아의 노력과 책임도 병행되어야 한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고객들의 과몰입 방지를 위해 전력차가 적은 상위권 팀들 간의 경기는 물론 인지도가 높은 국내리그 및 국가대표팀 경기를 우선적으로 대상경기로 선정하고 있다”며 “향후 2~3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건전구매 홍보 프로모션과 이벤트 진행과 더불어 과몰입 예방을 위한 자가진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경기구매’를 일주일에 20경기 안팎으로 제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인기종목의 관심도를 높이는 데도 활용할 방침이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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