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을끌어내는지도자의능력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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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자신의 한계에 직면한다. 때론 쓰디쓴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승승장구하며 소위 잘 풀리는 주위 동료를 보노라면 괜히 내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조상 탓’이라도 해서 스스로 위안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조상 덕(혹은 유전)’을 찾을 때는 다른 어느 분야 보다 스포츠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 유전의 영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피겨 선수가 잘 빠진 몸매, 농구 선수가 훤칠한 키를 가졌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경기력에서 우위를 갖추게 된 셈이다. 유전의 영향은 키와 다리길이 같은 1차적인 신체 구조에만 국한되지 않고, 2차적인 기술적 재능과 자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 종목에 따라 그 재능을 타고 나는 선수가 있다. 다시 말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학적 능력, 예를 들면 지구력, 근력, 유연성, 순발력, 평형성 등도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는 시작부터 다르다. 일명 ‘처음부터’ 잘 하는 선수가 있는 것이다. 역도 장미란은 고교 때 역도를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아를 제패했다고 하니 역도계의 신동인 셈이다. 반면, 처음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재능을 보이지 않다가도 훈련에 의해 잘 연마되어지는 스펀지 같은 흡입력을 가진 선수도 있다. 대표팀 감독과 코치와의 면담 동안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동일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적용하더라도 잠재된 선수의 자질에 따라 향상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리듬체조의 신수지는 타고난 천재라기보다 고난도의 트레이닝을 잘 소화해 내는 흡수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한다. 이런 훈련의 적응력 또한 운동생리학자들에 의하면 유전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자,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챔피언의 유전자는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과연 나의 잠재된 챔피언 유전자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내 속에 숨겨진 끼를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느 스포츠 제품의 문구처럼 ‘Just do it’, 즉 숨은 재능을 찾는 방법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경험해 보는 것이라고 본다. 피겨 김연아가 역도라는 종목을 선택하였을 때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질을 정확하게 파악해 갈고 닦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요소가 있다. 바로 환경적 요인이다. 올림픽과 같은 세계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신체적 조건이나 재능 못지않게 기술과 전략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술과 전략은 유전자와는 무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의 타고난 재능 혹은 맞춤형 훈련을 통하여 잠재력을 경기력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지도자의 역할 역시 필수적이다. 박 세 정 체육과학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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