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그라운드엿보기]관중풍년강원,이유있는3박자

입력 2009-09-1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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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단된 강원FC는 시민구단으로 시작한 새내기답지 않게 관중동원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달 스포츠산업진흥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누적관중(14만8583명)과 평균관중(1만6509명)은 수원 삼성에 이어 2위다. 이는 타구단과 여러 환경을 비교해 볼 때 창단 팀으로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적이다.

강원이 이처럼 관중동원에 성공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창단 배경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강원은 2008년 약 6만8000명의 도민이 도민주 공모에 참여해 탄생했다. 강릉제일고와 강릉농공고의 정기전이 강원 지역 최고 스포츠이벤트로 자리잡을 만큼 강원도민들의 축구열정은 다른 어느 지방보다 뜨겁다. 이런 열정이 성공적인 도민주 공모를 가능하게 했고, 축구단 성공의 토대를 이룬 것이다.

강원의 경기수행능력 또한 도민들의 열기만큼 화끈하다. 올 시즌 24경기(컵대회 포함)에서 파울(276개, 경기 당 11.5개)과 경고(29개, 경기 당 1.2개)가 K리그 15개 구단 중 최소이고, 득점 3위, 도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연맹이 조사한 실제경기시간(ATP)은 63분 57초로 가장 높았고, 올 시즌 K리그 평균 56분 25초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는 강원 선수단이 ‘관중을 위한 진정한 공격축구’라는 기치 아래 데드볼 타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실제 K리그는 프리미어리그(영국)나 세리에 A(이탈리아) 보다 ATP가 훨씬 짧은 편이다. 강원은 프로연맹이 선정한 베스트 팀에도 최다 선정(7회)되었고, 매 라운드 공격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구단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지역네트워크와 함께하는 스킨십 마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강원은 지자체의 각종 행사와 연계해 경기 계획을 세운다. 예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개설되자 이용 극대화를 위해 홈경기를 춘천으로 채택했고, 각 축제 등과 연계된 홈경기 개최로 춘천지역의 경제효과를 가져왔다. 지역을 대표하는 강원도 아리랑, 소양강 처녀 등의 응원가를 사용하면서 지역 도민과 가깝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티켓 프로모션은 주주회원을 제외한 구단할인 입장권은 없으며, 객단가 약 4900원으로 전체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을 통틀어 상위수준에 이른다. 또한, 각종 홍보물, 이벤트 개최비용 등은 최소화하고 있는데, 이는 일회성과 재활용 여부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 용병선수 몸값을 비공개하는 프로축구계의 기존 관례를 깨고 이를 공개함으로써 토종선수들과 비교와 용병선수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올해 K리그가 개막되기 전에 구단 사장을 비롯한 프런트, 선수단 등이 길거리에 직접 나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는 점이다. 이는 어떠한 마케팅 전략보다도 팬들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지역연고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지역이 외면한 프로스포츠는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강원은 앞으로 창단될 팀들과 기존 구단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의 힘’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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