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곡선이만났다’경기도립무용단의야심작‘태권무무달하’

입력 2009-09-30 14: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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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와 선무도, 태껸을 묶고 여기에 한국무용의 곡선을 더했다. 그래서 탄생한 공연이 ‘태권무무 달하(The Moon)’.

경기도립무용단의 야심작이다.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흥동 예술감독은 “이 작품은 미완성이다”라고 말했다. 글과 극으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삶의 희노애락을 몸으로 온전히 드러내는 데에 대한 한계를 인정했다. 그래서 더욱 고민하고, 실험하고, 도전하고 있다.

태권무무 달하.


‘태권무무 달하’는 10월 16-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출품작이다. 경기도립무용단측은 이번 공연을 ‘세계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듯돌’이라고 표현했다. 세계무대 진출에 앞서 국내 관객의 시험대에 오르겠다는 뜻이다.

‘태권무무 달하’는 무용창작극이다. 지난해 연말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첫 선을 보여 4일 동안 1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경기도립무용단의 브랜드 공연이다.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본 ‘태권무무 달하’는 옴니버스 스타일이지만 전체적인 일관성을 지닌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꽉 차 있다.

태권무무 달하.


‘태권무무 달하’에서는 남자 주인공인 무용수 이동준을 눈여겨 볼 것. 평단에서 ‘달하가 이동준을 건졌다’라고 평하는 경기도립무용단의 간판스타다. 지난해 입단하기 전 ‘서순경 선 무용단’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메인 무용수로 활약했다.

이동준은 “태권무무 달하에서 달은 무엇을 상징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도그것이 궁금하다.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번 공연에서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대답을 되돌려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더블 캐스팅된 여자 주인공 오지혜, 박정미와 함께 한다.

태권무무 달하.


‘태권무무 달하’를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태권도의 직선과 무용의 곡선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였다. 직선이 곡선으로 변화해 가는 모습은 무(武)가 예(藝)로 승화하는 과정과 일치한다.

조흥동 감독은 이번 ‘태권무무 달하’를 제작하면서 ‘볼거리’, ‘템포감’, ‘예술적 승화’를 3대 원칙으로 정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초연 무대를 한층 진화시켰다.

‘태권무무 달하’는 ‘넌버벌’ 퍼포먼스다. 즉, 대사와 노래가 없는 공연이다. 태초 이전 무의 세계, 두 남녀의 탄생, 신들의 탄생, 남녀의 사랑, 이들을 갈라놓는 약육강식의 세계, 선과 악의 대결을 통해 새로운 기운과 생명이 탄생한다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신들의 탄생 이전 무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연출된 2분 30초의 경이로운 영상은 절대 놓치지 말 것. 선무도와 태껸, 태권도에 이르기까지 전통무술 무예인들이 펼치는 신기에 가까운 무예와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어떻게 어우러져 가는지를 살피는 일이 이번 공연 감상의 포인트가 되겠다.

끝으로 사족 하나. ‘태권무무 달하’의 ‘달하’는 ‘달님이시여’라는 뜻의 고어라고 한다.

10월16-18일 평일 7시30분, 주말4시|국립극장 해오름극장|문의 031-230-3311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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