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올림픽카드’베일벗는다

입력 2009-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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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스포츠동아 DB

블랙 그리고 블루.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사진)의 올림픽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는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차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 출전한다. 2010밴쿠버올림픽을 준비하는 2009∼2010시즌의 첫 무대. 그동안 캐나다 토론토 전지훈련장 문을 걸어 잠근 채 프로그램 구성과 내용을 숨겨왔기에 대회에 쏠린 관심은 더 높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는 이에 앞서 새 시즌 프로그램과 조화를 이룰 의상의 색을 공개했다.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주제곡. 고혹적인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검은색 계열의 모노톤 의상을 준비했다. 지난해 찬사를 받은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 역시 검은 의상이었지만, 이번엔 음악에 맞게 한층 현대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분위기를 낼 전망. “상상 이상의 무대가 나올 것”이라는 김연아 측의 호언장담이 어떻게 얼음 위에서 실현될지 궁금증을 낳는다.

또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를 배경음악으로 한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푸른색 계통이 주를 이루는 드레스로 표현할 예정.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 온 김연아의 일대기를 프리스케이팅에 담았다”고 귀띔한 바 있다. 순수와 섹시를 오가는 김연아의 다양한 얼굴과 강하고 세련된 음악의 느낌이 잘 어우러질 전망이다. 의상 두 벌은 모두 지난해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의 의상을 맡았던 캐나다의 피겨 의상 전문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한 벌 당 가격은 150∼200만원선. 올림픽 때까지 시즌 모든 대회에 입고 나서야 하는 옷이라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프로그램 공개 외에도 김연아에게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는 무대다. 2009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207.71점)을 넘어선 뒤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 대회. 또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아사다는 이달 초 열린 재팬 오픈에서 쇼트프로그램 ‘가면무도회’와 프리스케이팅 ‘종’을 공개했는데, 최악의 결과를 얻어 일본 언론의 걱정을 샀다. 반면 김연아는 프로그램 도입부 콤비네이션 점프의 첫 점프를 트리플 플립에서 트리플 러츠로 바꾸면서 석연찮은 ‘어텐션’ 판정의 여지까지 없앴다. 그야말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이다. 김연아는 IB스포츠를 통해 “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정말 마음에 든다. 올림픽 시즌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IB스포츠 관계자도 “특별한 부상 없이 지속적인 훈련을 소화한 덕분에 컨디션과 기술 성공률 모두 최상이다. 시즌 개막 전부터 조짐이 좋다”고 했다.

김연아는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에어캐나다 AC880 편으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한 뒤 15일 공식훈련과 함께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1시40분(쇼트프로그램)과 18일 오전 1시30분(프리스케이팅)에 열린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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