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감동 없고 엣지 없던’ 소녀시대 컴백 기자회견

입력 2011-10-21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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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된 소녀들, 이제 조금은 풀어줄 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SM사옥 8층 라운지에서 소녀시대 컴백 기념 인터뷰가 열렸다.

그렇다. 제작발표회도 쫑파티도 아닌 단체인터뷰지만, '열렸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20여명의 기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이윽고 소녀시대가 들어섰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당초 불참으로 고지했던 윤아도 참석시켜 이날 인터뷰에는 소녀시대 전 멤버 9명이 함께 했다.

소녀시대는 흔히 아이돌의 전매특허로 여겨지는 통일성 있는 복장은 아니었다. 색깔이 대강 검은색 계열로 맞춰졌을 뿐, 마치 각자 입고 싶은 옷을 입은 것처럼 제각기 개성적인 느낌을 주는 차림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느낌은 외관 뿐, 소녀시대는 이날 인터뷰에서 시종 단조로운 답변으로 일관했다. 흔히 '아이돌의 대표, 표상'으로 불리는 소녀시대로서는 그야말로 그 모습에 충실했던 셈이다.

인터뷰는 신곡 '더 보이즈(The Boys)'의 발표와 더불어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그 내용은 소녀시대의 '변신-도전', '욕심', '멤버 간 친목', '컴백 기대감', '무대를 즐긴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단어만 훑어봐도 재미가 없다.

소녀시대는 '정규 앨범 발매'에 포커스를 맞춰, 소속사에서 현장배부한 보도자료와 비슷한 내용을 겸손한 어조로 다시 한 번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소녀시대의 컴백이라는 큰 소재에도 불구하고 수요일(19일) 이후 공개된 기사들이 이렇다할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다.

소녀시대는 SM 아이돌답게 멤버들 전체적으로 뛰어난 말솜씨를 갖고 있다. 소속사 선배인 동방신기나 대표적인 '예능돌' 슈퍼주니어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써니와 태연은 각각 자신이 출연했던 예능에서 중심인물로 활약했을 정도로 예능감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날 톱스타들이 흔히 보여주는 즉흥적인 인터뷰 스킬이나 여유로운 편안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총 3차례 치러진 단체 인터뷰에서 마치 노래 부를 때 파트를 나눠부르듯,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임한 멤버들이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가령 티저에서 공개된 다소 과격한 춤에 대한 설명은 수영, 월드 앨범의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에 대한 이야기는 태연이 맡았다. '강렬하다, 섹시하다, 과거와는 다르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유리가 답변했다.

소녀시대는 트위터나 미니홈피를 하지 않는다. 다른 연예인들이 수시로 이 같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을 어필하고, 또 팬들과 소통하는 반면 소녀시대는 가끔 출연하는 방송과 언론 기사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1인자의 자신감일까? 하지만 데뷔 5년차, 케이팝(K-pop) 세계화의 첨병으로 꼽히는 톱 걸 그룹으로서의 존재감도 보기 드문 일이다.

소녀시대는 "월드 앨범은 발매 자체가 도전인 만큼 크게 바라는 것이 없다"며, "원더걸스가 빌보드 탑100에 들었던 것과 같은 가시적 성과는 기대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원더걸스-시크릿 등이 소녀시대와 같은 시기에 컴백하면서 '걸 그룹 전쟁' 양상이 벌어진 데 대해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라이벌이 있다기보다, 만나면 다들 반가울 것 같다. 평소 다른 팀 무대 보면서도 많이 배운다"라고만 답했다.

소녀시대는 오늘날 자신들의 성공비결로 '성실함'과 '무대에서 즐기고 오자는 마음'을 꼽았다. 어느 나라 도덕책이면 늘 나올 이야기다.

소녀시대의 신곡 '더 보이즈'를 비롯해 17일부터 공개된 소녀시대의 정규 3집 음원들은 삽시간에 모든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소녀시대는 21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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