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학범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2012년 동메달 넘고 싶다”

입력 2020-01-28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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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U-23 한국축구대표팀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김학범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성공하면 비단 옷을 걸치고 고향을 찾는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그랬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대표팀은 28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면서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었다.

한국축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AFC U-23 챔피언십 첫 우승과 함께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도 거머쥐었다. 김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유난히 빛을 발한 대회였다. 김 감독은 “돌아보면 매 경기가 고비였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줘 우승할 수 있었다. 선수들과 힘을 합쳐 거둔 성과여서 더 값진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대회 내내 화제였던 로테이션에 대해 그는 2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무더운 날씨였고, 또 하나는 선수들의 고른 기량이었다. 그는 “우리 팀에는 특출한 선수는 없어도 열심히 하는 선수는 많다. 누가 나가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 덕분에 과감하게 바꿔 기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흔히 우승은 ‘어제 내린 눈’에 비유된다. 좋은 추억으로 매듭짓고, 다음을 준비하라는 의미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미 도쿄올림픽에 시선을 맞췄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 선발을 비롯해 모든 것을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18명만 선발하는 엔트리 기준에 대해서 그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준을 정해 놓으면 유연성이 떨어진다. 내가 필요한 선수를 발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내가 필요한 자원이면 데려 간다”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큰 그림만 그렸다. 3명을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에 대해서도 “조 편성이 끝나야 윤곽이 나올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떤 선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려야 추릴 수 있다”고 했다. 조 편성은 4월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김 감독은 올림픽 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승 후 태국 현지에서 갑작스럽게 질문이 날아들어서 그렇게 답했다”면서도 “변함없다. 어차피 목표는 잡아야 하고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꼭 넘어서고 싶다”고 강조했다.

함께 귀국한 주장 이상민과 대회 MVP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상민은 “우리도 감독님의 생각과 똑같다. 이제 막 대회가 끝났기에 올림픽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감독님이 그런 목표를 가지고 계신다면 선수들도 같은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동참했다. 원두재도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으면 당연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노력해서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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