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장고 라인하르트 탄생 110주년 기념음반으로 만난다

입력 2020-06-02 14:4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가진 기타리스트.
굿인터내셔널에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 탄생 110년’을 기념하는 전집 40장과 4종의 음반을 출시했다.
장고 음반은 프랑스 히스토리컬 전문 레이블 ‘프레모어’(fremeaux)에서 발매된 40장의 ‘장고 전집’(총 830곡)과 그가 연주한 대표곡을 담은 음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 함께 재발매됐다.

이 음반은 그의 평생지기 파트너인 스테판 그라펠리와 함께한 ‘Minor Swing’, 프랑스 샹송의 고전인 ‘La Mer(바다)’, 세레나데 ‘Ou Es-Tu Mon Amour?(내사랑은 어디에)’, 재즈의 엑기스만을 모은 듯한 곡 ‘Topsy’ 등 전 세계에 발매된 830곡 중 엄선된 명연주 18곡과 그의 생전 인터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음반은 한국에서 리마스터링을 거쳐 SP시대 음반의 음질을 새롭게 끌어올렸다.

장고 라인하르트는 집시의 혈통을 이어받은 전설적인 재즈 기타리스트. 재즈의 본고장이 아닌 유럽에서 태어났지만, 집시적인 뜨거운 열정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사후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재즈 뮤지션으로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장고는 1928년 화재로 다리와 왼손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된 후 기타리스트로서 생명과 같은 왼손이 마비되는 한편 두 개의 손가락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6개월에 걸친 혼신의 연습으로 재활훈련을 거쳐 핑거링시 두 손가락을 질질 끌며 지판을 이동하는 특이한 연주기법을 완성해냈다.

장고는 1930년 20세가 되던 해에 듀크 엘링턴, 조 베누티, 바이더백, 니콜스, 에디 랭, 루이 암스트롱 등의 연주에 감명을 받게 되면서 재즈 기타리스트의 길로 접어들었다. 1946년에 듀크 엘링턴의 초대로 미국 순회공연을 통해 자신의 기타세계를 널리 알렸다.

순회공연 중 호텔 방에서 갑자기 사라져 집시의 야영지에서 묵는가 하면 몇 주일 동안 번 돈을 하룻밤 도박으로 날려버리는 등 평생 ‘집시 기질’을 지니고 살았다. 한 평론가는 “장고의 음악은 유럽이고, 프랑스이지만 재즈”라고 평가했다.

장고의 탄생 110년을 기념하는 후예들의 음반도 줄줄이 출시되었다.
집시 기타리스트 와우 애들러의 ‘HAPPY BIRTHDAY DJANGO 110’ 앨범은 녹음에서 연주까지 장고의 오리지널리티를 계승한다. ‘Django‘s Tiger’ 등 생전에 장고가 즐겨 연주했던 곡들을 녹음했다.


와우 애들러는 독일 태생으로 산티 집시 패밀리 출신이다. 장고 라인하르트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나 웨스 몽고메리, 찰리 파커. 펫 마르티노, 조지 벤슨의 스타일을 보이기도 한다.

집시 가족의 환상적인 집시스윙를 자랑하는 ‘GISMO GRAF TRIO¤A TRIO’S DECADE’는 이 트리오의 창단 10년을 기념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장고 라인하르트는 물론 쇼팽의 ‘즉흥 환상곡’, 조지 거쉰의 ‘A Foggy Day in Lundon Town’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Liberian Girl’까지 집시 기타의 속주와 기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누이가 함께하는 오리지널 집시음악이다.


장고는 떠났지만 그를 잇는 재즈 기타리스트가 있으니 바로 스토켈로 로젠버그(1968)이다.
12세에 주요 기타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장고의 오랜 파트너였던 스테판 그라펠리가 25세의 로젠버그를 카네기홀에 초청하여 함께 연주여행을 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21세에 데뷔음반을 발표했으며 그의 많은 음반들은 디스크 대상을 받았다. 특히 사촌들과 함께 결성한 로젠버그 트리오가 유명하다.

로젠버그의 ‘Gypsy Today’는 집시 피아니스트 저메인 랜즈버그와 함께한 고품격 집시재즈다. 그루브 넘치는 비밥과 집시스윙의 완벽한 인터플레이는 장고를 뛰어넘는 집시재즈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