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암호화폐 시장에 부는 ‘밈’ 열풍

입력 2021-06-07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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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30배 가까이 상승하며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꼽히는 영화관 체인 AMC.

게임스톱 이어 AMC “하락 위험성 커”
미국 공매도 반발로 생긴 ‘밈 주식’
최근 AMC가 이어받아 30배 상승
AMC측 “우리 주식에 투자 말라”
김정은 본따 만든 KIMJ 코인 등장
“‘밈 코인’ 내재가치 없어 투자 조심”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 ‘밈(meme)’ 관련 종목이 뜨고 있다. ‘밈’은 인터넷과 SNS 등에서 모방 및 입소문을 통해 유행처럼 번지는 문화적 현상이나 콘텐츠를 말한다.

주식 시장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 주식으로 꼽히면 개인들의 집중 매수가 뒤따르고 있고,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밈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든 암호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스톱에서 AMC로 이어지는 ‘밈 주식’

밈 주식은 공매도에 반발하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집중 매수하는 종목이 생기면서 탄생했다.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식이 대표적으로, 1월 월가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의 주가 하락 베팅에 개인투자자들이 반발성 집중 매수로 대응하면서 촉발했다.


당시 공매도 기관들은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집중 매수에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한때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관심이 사그라진 이후 다시 본래 가격대로 하락해 뒤늦게 매수에 뛰어든 개미들은 손실을 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화관 체인 AMC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AMC 주가는 지난해 말 2.12달러였으나 2일(현지시간) 62.55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 2850.47% 상승, 무려 3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4일 기준 47.91달러로 장을 마쳤다.

AMC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일명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이들)’라 불리는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커졌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5월 28일~6월 3일)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종목은 AMC로 2912만 달러(324억 원)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유의할 것을 강조한다. 유동성에 기반해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투자 시 게임스톱의 경우처럼 주가 하락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AMC 측조차 “최근 주가 급등이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과 무관하다”며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잃을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우리 주식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본따 만든 밈 코인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KIMJ코인의 공식 홈페이지.


시바견에서 김정은까지, ‘밈 코인’도 등장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밈 코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밈 현상으로 번진 사진 및 영상 등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든 암호화폐를 말한다.

2013년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일본 시바견 밈을 바탕으로 만든 도지코인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CEO가 자주 언급해 가격이 치솟으며 뒤늦게 화제가 됐다.

2월 4일 도지코인을 “우리 모두의 암호화폐”라고 트위터에 쓰면서 가격이 50% 이상 폭등했고, 4월 28일에는 자신을 ‘도지 파더’라고 지칭해 가격이 20% 오르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본따 만든 밈 코인인 KIMJ코인도 등장했다. 개발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최초의 핵 코인’이라고 소개하며 “평범한 밈 코인이 아니다. 재미는 물론 큰 한방을 갖고 있다. 이 코인에서 파생된 NFT마켓, 게임, 만화 등이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KIMJ코인과 관련해 2만여 명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채팅방도 개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밈 코인이 실체가 불분명하고 내재가치가 없기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지코인의 경우 머스크 덕분에 뒤늦게 유명세를 타면서 메이저급 코인으로 급부상했지만, 타 밈 코인들이 도지코인처럼 자리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최근 한국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삼은 ‘진도지 코인’이 사기 논란에 대표적 사례다. 발행 이틀 만에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에 해당하는 코인을 한 번에 매도하면서 약 97% 급락했고, 돌연 잠적해 홈페이지와 트위터가 폐쇄되기도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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