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이 남기지 못한 소나타 11번’ AI가 작곡하고 박지혜가 연주하다

입력 2021-06-18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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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생전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만 남겨
박지혜 교수 이끄는 ‘AI 문화예술스토리텔링’ 기획
베토벤 10곡 소나타 AI로 분석, 11번 소나타 완성
포럼의 피날레…박지혜 교수 11번 소나타 세계 초연

“베토벤이 남기지 못한 바이올린 소나타 11번, 현대 바이올리니스트와 AI가 완성하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교수가 6월 15일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문화예술의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날 프로젝트 및 포럼의 공통 주제는 ‘AI가 있어 더욱 빛날 나의 미래’였다.

포럼은 박지혜 교수가 이끄는 연세대학교 GLC-고등교육원 사회혁신전환 프로그램인 ‘Ai 문화예술스토리텔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오전에는 TED 형식의 발표, 오후는 교수자의 발표로 진행됐다.
박지혜 교수는 포럼의 피날레를 독주회로 장식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 겸임교수이자 한국인 최초의 TED 메인무대 연사이기도 하다.

베토벤은 생애에 걸쳐 총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남겼다. 박지혜 교수는 AI 작곡 프로그램을 통해 베토벤의 소나타 10곡을 분석했고, 그 결과물로 11번째 바이올린 소나타를 완성했다. 바이올린 소나타 11번은 이날 박지혜 교수에 의해 세계 초연됐다.
박지혜 교수의 피날레 독주회 타이틀은 ‘포스트 코로나, 다시 베토벤 250주년’이었다.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은 2020년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해 기념하게 된 것.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교수는 “베토벤은 30대에 유서를 쓸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극복의 아이콘으로, 고난의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예술인들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며 “베토벤처럼 혁신적 인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세대에서 학생들과 Ai 문화예술스토리텔링이라는 학과를 이끌었다. 연세대 고등교육원의 사회혁신 전환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추가적인 교육지도 지원을 받아 가능했던 일”이라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1번 탄생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학생들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교수자인 저도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베토벤의 11번째 소나타를 혼신을 다해 제작했다. 이렇게 잘 성사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박지혜 교수는 AI 작곡에 도움을 준 포르쉐 코리아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포르쉐 코리아의 사이채움 지원이 있어 베토벤 11번이 이렇게 박수를 받으며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며 현장에 자리한 홀가 게어만 포르쉐 코리아 대표 및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초연된 베토벤의 11번 소나타 제작 프로젝트는 2020년, 박지혜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한국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구소의 두 번째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 활용 프로젝트였다.

이 연구소는 앞서 지난해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장진호 전투 공식 추모 영상&음악을 인공지능을 활용해 선보인 바 있다. 한미 연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 아리랑을 포함한 한국과 미국의 민요 각 100곡의 알고리즘을 추출해 모티브를 생산했으며 이를 블록화해 추모 음악과 영상을 제작했다.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을 활용한 제작과정은 추후 박지혜 교수의 논문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매주 업로드되는 유튜브 ‘박지혜TV’와 ‘아이티스트’, 두 채널을 통해서도 조금씩 선보이게 된다.

연세대학교 겸임교수와 ㈜가치창조제이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지혜 교수는 독일에서 태어나 14세에 독일의 명문 음대 마인츠에 최연소 합격했다. 19세에 독일 정부가 주최하는 콩쿠르에서 우승해 세계적인 명기 과르네리를 무려 11년간 무상으로 대여 받았으며 2014년부터는 1735년산 과르네리를 평생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칼스루헤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했으며, 독일 정부기관에서 국비장학생으로 선정돼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독일 총연방콩쿠르 연속 2회 1위, 루마니아 R.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2위 입상했으며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더블 골드디스크를 달성했다.

박지혜 교수의 이력은 음악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 국회 컨퍼런스 강연자로 나서는 한편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UNESCO 한국위원회 공식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국내 유일의 4차산업 기술과 문화예술을 융합하는 GIST 국책 연구소 ‘한국문화기술 연구소’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에 열린 박지혜 교수의 독주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 및 거리두기 제한을 준수해 진행됐다.
서울문화재단이 선정하고 포르쉐 코리아가 후원했으며, 한국문화예술스토리텔링연구소(혜화JHP) 주관, ㈜가치창조제이 주최로 열렸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 혜화J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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