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서해안 명품 낙조 바라보며 고즈넉한 가을여행

입력 2021-09-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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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언택트 명소들

왜목마을 산 정상서 보는 낙조 일품
면천읍성 성벽 산책하며 가을 만끽
근현대 건물 어우러져 SNS명소 딱
버그내순례길서 천주교 역사여행도
얼마 전만 해도 후더분한 늦더위에 올 것 같지 않던 가을이 추석을 지나면서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계절이 주는 정감 때문인지 가을여행은 다른 때보다는 조금 차분하고 호젓하게 떠나고 싶어진다.

수도권에서 차로 1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충남 당진은 하루나 이틀의 짧은 일정으로 여행가기 좋은 곳이다. 서해의 일몰이 주는 장관부터 천주교 성지순례의 경건함, 그리고 레트로 분위기의 아담한 마을 투어까지 다양한 매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독특한 지형 덕분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 볼 수 있는 당진 왜목마을의 아름다운 낙조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왜목마을, 한 곳서 일출과 일몰을
서해안에는 하늘과 바다를 온통 발그레 물들이는 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당진의 왜목마을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왜목마을은 다른 서해 낙조 명소들에 없는 매력을 하나 더 갖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을이 서해를 향해 북쪽으로 길게 뻗은 특이한 지형이라 동쪽과 서쪽 모두 바다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뜰 무렵에는 동쪽 해안으로 서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고, 일몰 때는 서쪽 바다 너머 대난지섬과 소난지섬 사이 비경도를 중심으로 해가 진다. 마을 뒤에 위치한 높이 70m의 석문산 정상에 오르면 대호간척지부터 대난지섬, 비경도, 소난지섬 등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좍 펼쳐진다. 일출과 일몰 모두 감상하기 좋은 명소다. 다만 해양경비초소 옆으로 난 탐방로를 이용해 가야하는데 길 상태가 걷든, 차로 올라가든 조금 난이도가 있다.

당진의 인스타그래머블한 당일여행 추천명소인 면천읍성 성벽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당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면천읍성, 성벽 따라 레트로 시간여행
고풍스런 성벽을 따라 걸으며 우거진 나무에서 무르익은 가을 분위기를 즐기고 옛스런 근현대 건물에서 멋진 사진도 찍는 곳. 면천읍성은 당진에서 인스타그래머블(SNS 사진찍기 좋은) 여행을 하기 좋은 곳이다. 둘레 1558m의 성벽은 조선시대 쌓은 것으로 충남 기념물 제91호다. 일제강점기 때 성벽 일부만 남기고 사라졌지만 2007년 복원사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성벽 안으로 한옥과 초가집, 일제강점기 시절의 근대건물이 사이좋게 모여 있다. 100년 역사의 옛 우체국에 들어선 아담한 찻집을 비롯해 옥상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보기 좋은 읍성 안 ‘그 미술관’, 옛 농협창고를 개조한 카페, 진달래 잡화점 등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싶은 예쁜 모습들이 곳곳에 있다. 또한 이곳은 예전부터 콩이 유명해 곳곳에 콩국수 맛집들도 있다.

당진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오기도 편해 여유롭게 성벽과 마을을 돌아보고 콩국수 한 그릇을 먹으며 마무리하는 당일여행 코스로 적당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당진 솔뫼성지. 김대건 신부의 생가 앞에 2014년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상이 기도드리는 모습으로 있다. 당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고즈넉하고 경건한 공간, 버그내 순례길
버그내순례길은 한국 천주교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순교자들의 자취가 어린 역사여행길이다.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의 강소형잠재관광지로 선정됐다.

‘한국의 베들레헴’이라 불리는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가 출생한 곳으로 그의 생가와 동상, 기념관이 있다. 생가 앞에는 2014년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의자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 모습으로 있다.

1929년 건립된 고딕 양식의 천주교 합덕성당 내부. 당진의 언택트 관광코스인 버그내순례길의 한 곳이다. 당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합덕면에 위치한 합덕성당은 1929년 건축된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성당은 언덕 아래서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버그내순례길의 마지막 여정인 신리성지는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가 거처했던 곳이다. 푸른 잔디가 깔린 너른 들판 위에 기념관과 미술관 등이 자리했는데 별다른 치장없이 소박한 느낌의 건물과 어우러져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당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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