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맛집 운여해변에서 가을을 느끼다

입력 2021-10-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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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탁트이고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일품인 운여해변의 일몰. 명품 일몰로 유명한 꽃지해변 못지않다.
태안|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명품 낙조와 식도락의 어우러짐, 태안의 가을

넓게 트인 백사장…경관 빼어나
인근 뭍닭섬 탐방로 갖춰져있어
청산수목원 팜파스그라스 장관
지역 별미 박속밀국낙지탕 일품
바다와 하늘을 짙게 물들이는 낙조, 고즈넉한 여유가 넘치는 해안길, 그리고 풍부한 지역 해산물로 즐기는 식도락. 이런 것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면 가을여행의 더할 나위 없는 명소다. 충남 태안은 가을 나들이객들이 누리고 싶어하는 여행의 낭만을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다. 지리적 거리에 비해 이동시간을 꽤 투자해야 하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시간을 들인 만큼 여행의 만족감도 높다.

태안|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걷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 해변길 트레킹
해변길 7코스 바람길은 황포항에서 영목항까지 16km 거리다. 다 걸으려면 약 5시간 정도 걸린다. 대체로 평탄하고 아기자기한 굴곡의 해안선과 바다 너머 크고 작은 섬들이 놓인 모습이 동해안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운여해변은 앞바다가 넓게 트이고 고운 규사로 구성된 백사장 덕분에 경관이 매우 빼어난 곳이다. 꽃지해변 못지않게 이곳 일몰도 절경으로 꼽힌다. 바람아래는 사막처럼 너른 모래언덕 아래로 바람도 비켜간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가을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를 바닷가에서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최고다.

만리포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휴가명소로 주로 여름철에 많이 찾지만, 휴가철의 북적임이 사라진 가을에도 매력이 있다. 활처럼 휘어진 모래사장과 주변의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해안을 배경으로 멋진 여행의 인생샷을 찍기도 좋다. 인근 뭍닭섬은 데크다리로 연결되어 쉽게 갈 수 있는데 섬 내 탐방로가 잘 갖추어져 있다. 아쉽게도 섬의 명물 흔들다리가 현재 폐쇄 중이어서 이 구간은 우회로로 가야 한다.

태안|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푸른 하늘 아래 팜파스그라스서 인증샷
안면도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소나무 단순림이다. 수령 100년 내외의 안면 소나무(안면송) 천연림이 430헥타르에 걸쳐 자라고 있다. 나무를 비롯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방문객들이 소나무숲길을 편하게 즐기도록 데크길을 곳곳에 조성했다.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어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1박을 하면 좋다.

봄철 꽃축제가 열리는 태안에는 수목원과 꽃 테마의 공원도 많다. 그중 하나인 청산수목원은 이맘때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팜파스그라스와 핑크뮬리가 장관을 이룬다. 서양억새로 불리는 팜파스그라스는 어른 키보다 높게 자라고 회색빛의 풍성한 꽃을 피운 채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이국적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여행 인증샷을 찍기 좋은 곳 중 하나다. 요즘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핑크뮬리 군락지도 수목원 내에 조성했는데 연일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꽃지 해수욕장에 위치한 코리아플라워파크는 화훼 테마공원이다. 31일까지 가을꽃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태안 지역의 별미 박속맬국낙지탕
태안|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대하구이와 박속밀국낙지탕, 가을 식도락
태안은 서해 바다와 갯벌에서 나는 다양한 해산물로 유명한 식도락의 고장이다. 대하는 크기가 30cm 내외로 일 년 중 가장 맛있을 때가 요즘이다. 곳곳에 대하와 꽃게를 주메뉴로 하는 횟집이 즐비하다. 속칭 ‘오도리’라고 부르는 생대하부터 자작하게 쌓은 소금에 올려 굽는 대하구이, 꽃게탕, 지역 해산물을 튀겨 풍성하게 담은 모둠튀김, 모둠회, 그리고 대하 못지않게 가을이면 인기 높은 전어구이 등이 한상 푸짐하게 나온다.

박속밀국낙지탕도 지역 별미다. 지역서 잡은 자연산 낙지를 박속을 넣고 끓인 육수에 넣어 먹는다. 박속국은 무와는 다른 느낌의 달큰함과 시원함이 특징인데, 뜨거운 육수에 싱싱한 낙지를 넣어 살짝 익혀 먹는 맛이 일품이다. 복잡할 것 없는 레시피지만 싱싱하고 질 좋은 지역 특산물이 어우러진 맛은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어렵다.

낙지를 먹은 뒤 수제비와 칼국수를 넣어 먹는 것은 거의 ‘국룰’이다. 원북면의 원풍식당이 이 메뉴의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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