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미네이션부터 미륵사지까지 인생샷 ‘핫플’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1-11-2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일루미네이션 조형물을 즐길 수 있는 서동공원. 익산|김재범 기자

옛스러움과 새로운 것의 조화, 백제고도 익산 즐기기

서동공원, 대형 LED 조형물 장관
아가페정원의 정갈한 숲길 눈길
초겨울의 미륵사지서 정취 만끽
‘한없이 옛스럽지만 또 늘 새롭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는 백제문화의 고도(古都) 익산을 찾을 때마다 드는 느낌이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같은 유구한 세월을 버틴 백제 유적들이 유명하지만,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아가페 정원이나 서동공원처럼 젊은 감성들이 좋아할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도 만날 수 있다. 한 번 나들이에 전혀 다른 즐거움을 모두 누릴 수 있기에 익산여행길은 늘 기대가 된다.

화려한 빛의 축제, 서동공원
미륵사지, 국립익산박물관, 왕궁리 유적, 익산세트장 등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들이 있지만, 지금 익산을 찾는다면 먼저 가볼만한 곳이 서동공원이다. 금마저수지를 따라 조성한 13만2231m² 규모의 서동공원은 익산이 대표 테마로 밀고 있는 백제 무왕(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곳이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입상을 비롯해 십이지신상 등 98점의 조각품과 분수대, 잔디광장과 미륵광장, 수변광장, 야외무대 등이 있다. 현재 ‘서동축제’를 진행하면서 대형 LED 조명을 활용해 다양한 일루미네이션 조형물을 설치해 밤마다 장관을 연출한다. 어디서 본 듯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서동과 선화공주의 디자인은 살짝 아쉽지만 조형물의 만듦새가 어설프지 않아 꽤 볼만하다.

공원 곳곳을 부지런히 다니다 보면 여행길의 인생샷도 건질 확률이 높다. 원래는 28일까지만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방문객의 몰리면서 내년 2월 6일까지 연장했다.

최근 SNS를 통해 익산이 떠오르는 명소로 각광받는 아가페정원의 메타세쿼이아 길. 익산|김재범 기자



초겨울 정취 가득한 숲길, 아가페정원
최근 SNS에서 익산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약 11만5702m²에 달하는 규모다. 1970년 고 서정수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 정양원을 설립하면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자연친화적인 수목정원을 조성했다. 2021년 3월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

현재 메타세쿼이아,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17종, 1416주의 수목을 갖추고 있다. 상사화 꽃길, 단풍나무길, 밤나무, 포멀가든, 은행나무 산책길, 포멀가든 등 곳곳마다 정갈하게 다듬은 숲길이 인상적이다. 숲길을 여유롭게 거닐며 삽상한 초겨울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500여 그루가 줄지어 서있는 40여m 구간이 최고의 인증샷 포인트로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서동축제’. 찾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미륵사지 석탑. 익산|김재범 기자


“갈 때마다 새롭다” 미륵사지
사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은 오래전부터 익산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곳들이다. 그럼에도 이곳은 방문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과 감동을 준다.

왕궁리유적은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를 담은 공간이다. 1998년 사적 제408호로 지정되었으며, 인접한 미륵사지와 함께 최대 규모의 백제유적으로 꼽힌다. 미륵사지는 백제 최대 사찰로 30대 무왕(600∼641년)에 의해 창건되어 17세기경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건 당시 세워진 미륵사지 서탑(국보 11호)과 새로 지은 동탑, 그리고 석탑의 북쪽과 동북쪽 건물들의 주춧돌과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 1쌍(보물 236호)이 있다.

이 두 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찾는 계절마다 느끼는 감흥이 늘 새롭다. 꽃향기가 바람에 흘러드는 봄날에 왕궁리유적을 거닐며 받았던 느낌과 겨울로 접어드는 이맘 때 너른 벌판에 호젓하게 서있는 석탑을 보며 드는 정취가 다르다.

계절 외에 아침과 저녁나절의 느낌도 다르다. 미륵산을 배경으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있는 미륵사지의 석탑과 저물어가는 석양으로 발그레 물드는 탑의 모습이 저마다 다른 느낌의 감동을 전한다. 그래서 이미 한번 가봤다고 해도 미륵사지와 왕궁리는 다른 절기, 다른 시간대에 또 가보기를 추천한다.

익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