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남을 3년’…롯데 구승민, 숫자 세지 않고 던져 얻은 20번째 보람

입력 2022-08-30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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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승민. 스포츠동아DB

“숫자를 신경 쓰지 않아야 내 것이 나온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2)은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20번째 홀드를 챙겼다. 이로써 3연속시즌 20홀드 기록이 완성됐다. 안지만(삼성 라이온즈·2012~2015년·4연속), 주권(KT 위즈·2019~2021년), 정우영(LG 트윈스·2020~2022년·이상 3연속)에 이은 역대 4번째다.

구단 역사도 새로 쓰고 있다. 구승민은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30일 사직 LG전에서 구단 최초로 2연속시즌 20홀드를 달성했다. 역대 롯데 투수 중 한 시즌 20홀드를 달성한 이는 오현택(2018년·25홀드), 임경완(2004년·22홀드), 최준용(2021년), 이명우(2013년·이상 20홀드)에 구승민까지 5명에 이르나, 2회 이상 달성한 이는 구승민뿐이다.

꾸준함에서 비롯됐다. 구승민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뒤 2018년부터 꾸준히 필승조로 뛰어왔다. 데뷔 첫 홀드를 신고한 그 해 6월 1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부터 5년간 개인통산 80홀드다. 올 시즌 임경완(69홀드), 이명우(68홀드)를 차례로 뛰어넘어 강영식(116홀드)을 잇는 구단 역대 통산 홀드 2위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만든 결과라 더욱 값지다. 구승민은 “야구는 다양한 숫자로 이뤄진 종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숫자를 지나치게 신경 쓰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 기록 달성까지 1개 남은 시점이어도 최대한 생각하지 않아야 내 것이 나온다. 다치지만 않으면 성적은 따라온다고 믿는다”고 강조해왔다. 기록을 달성한 뒤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28일)인 줄은 몰랐다. 주위에서 알려줘서 알았다. 내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투구 컨디션도 좋다. 20홀드도 68경기 만에 달성한 지난해보다 10경기 이르다. 일수로 따지면 2개월 정도의 차이다. 올해는 또 직구 평균 시속을 140㎞ 전후로 유지하는 등 구속의 기복도 줄었다. 기온에 따라 투구 컨디션이 좌우되는 성향을 스스로 파악해 일찍 몸을 만든 덕분이다. 필승조로 뛴 5년, 기록을 쌓은 3년간 자신을 들여다보고 노력한 결과다. 이제는 그에게 노하우를 묻는 후배들도 적잖게 생겼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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