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미국 출장 마치고 귀국…IRA 대응에 총력 “현지생산이 유일한 대안”

입력 2022-09-05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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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위해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3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23일 출국해 약 2주간 미국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한 뒤 3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네 번째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정 회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미국 현지 상황과 대응책을 점검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 기간이 가장 길었던 만큼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IRA 시행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유지에 큰 타격

지난달 17일 시행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나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되는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전혀 받지 못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당장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오닉5의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차량 가격이 약 4만 달러(약 5250만 원)로 높아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8월 미국 판매량이 13만5526대로 작년 동월 대비 17.7% 증가해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친환경차는 총 1만4903대가 판매되며 작년 동월보다 79.3% 증가했으며, 전기차는 103.9% 늘어난 4078대가 판매되며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IRA 시행은 더욱 뼈아프다. 업계에서는 9월 이후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이 유일한 대안

정의선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어떤 해법을 들고 왔을까. 정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동안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조지아 등을 오가며 IRA 대응 방안과 현지 신사업 추진 현황 및 판매 실적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는 IRA 대응 방안과 협상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폈고, 현대차그룹 신공장 건설이 추진 중인 조지아주에서는 현지 주정부 관계자들과 IRA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보스턴에서는 로봇 사업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을 앞당기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10월로 앞당겨 2024년 하반기 완공하고 연산 30만대 규모로 본격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5년에는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또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 할인 프로모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수익성은 줄어들겠지만, 점유율 유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현재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서 가동 중인 현대차·기아 공장의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는 노사 합의가 필요해 빠른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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