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침수 피해 이후 4일 만에 고로를 정상가동하며 다시 희망의 불을 밝히고 있다. 11일 포항제철소 야경.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6일 새벽 태풍 힌남노와 이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고로가 휴풍(고로에서 쇳물 생산을 일시 중지하고, 고로 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작업)에 들어간 지 4일 만인 10일 3고로를, 12일에는 4고로를 정상 가동시켰다. 포항제철소 용광로는 지난해 수명이 다해 가동을 중단한 1고로를 제외하고 2~4고로 3기가 가동 중이었다.
포항제철소의 고로가 가동을 중단한 것은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 기의 고로가 정지하면 하루 1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정지시간이 길어져 재가동이 어려워지면 고로를 폐기하고 새로 건설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수 조원의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연휴기간 3만여 명 동원…일당 125만원 해프닝도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 기간에도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복구작업은 24시간 이어졌다. 이 기간동안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및 그룹사 임직원, 협력사, 관계기관 등 하루 평균 8000여명, 연휴기간 누적 3만여 명이 포항제철소에 결집했고, 200여 명의 서울 포스코센터 임직원들과 하루 300여 명의 광양제철소 직영 정비 및 협력사 직원들도 팔을 걷고 나서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경북도 등 지자체, 소방청, 도로공사, 조선사, 해병대 등에서도 대용량 방사포, 소방펌프, 살수차, 양수기 등 중장비와 인력 지원을 통해 힘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포항제철은 명절 연휴기간 전기설비 긴급 복구를 위해 일당 125만 원을 지급한다며 ‘긴급 복구를 위한 수리 인력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 문자 메시지가 ‘스미싱(문자결제사기)’으로 오해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침수 피해 이후 4일 만에 고로를 정상가동하며 다시 희망의 불을 밝히고 있다. 11일 포항제철소 야경. 사진제공|포스코
포항제철 관계자는 “임직원, 협력사, 관계 기관의 역량 결집을 통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고로는 이르면 13일 중 모두 정상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강 설비 복구 일정과 연계해 12일 4고로에 이어 13일 2고로까지 정상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불순물 제거 및 성분 조정) 및 연주(철강 반제품을 만드는 작업) 설비 복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라인은 냉천 인근에 위치해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포항제철소는 12일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 및 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제강공장의 경우, 11일 2제강 4전로와 3제강 1전로가 재가동을 시작했고 조속한 시일 내 모든 제강 설비를 정상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광양제철소는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 긴급재 광양 전환생산 우선 대응, 보유 중인 재고의 고객사 판매 등 신속 대응을 위한 비상출하대응반도 13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연휴 기간동안 보내주신 국민의 위로와 응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 조속한 조업 정상화로 보답해 지역 및 국가경제에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