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 하퍼 인수 + 로제 새 모델…북미 공략 GO!

입력 2022-09-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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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기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새 시장 개척 차원에서 북미 공략에 나섰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설화수 새 모델로 발탁된 블랙핑크 로제, 창립 7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 제품군.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창립 77주년 맞은 아모레퍼시픽

클린 뷰티 브랜드와 시너지 기대
블랙핑크 로제 모델로 입지 강화
서경배 회장 “사업 재조정 시기”
5일 창립 77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간 주요 타깃이던 중국 시장은 일명 ‘C-뷰티’라 불리며 중국 화장품의 품질이 올라간 상황. 2030 젊은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K-뷰티 판매가 줄어들었다. 또 코로나19 확산 시 전면 봉쇄로 임하는 중국의 대응 방식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북미 시장 공략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새 시장 개척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창립 77주년 기념식에서 서경배 회장이 “현재는 비즈니스를 재정의하고 재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은 무한한 가능성의 시대에 국내·외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자”고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타타 하퍼와 시너지 노려


먼저 미국의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타타 하퍼 운영사인 타타 내추럴 알케미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으로, 이를 위해 유상증자로 약 1681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미국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는 ‘클린 뷰티(피부 건강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다. 타타 하퍼는 이런 트렌드를 선도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인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2010년 론칭 이래 제품 개발부터 포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철저하게 클린 뷰티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원료(GMO), 첨가제, 인공 색소 및 향료, 합성 화학물질 등이 포함되지 않은 100% 자연 유래 성분만을 사용해 북미 시장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네타포르테, 컬트 뷰티 등 온라인 채널 및 세포라, 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그간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입점 확대에 집중했는데, 이번 타타 하퍼 인수로 북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게 됐다.

특히 타타 하퍼와 함께 강도 높은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하고, 생산물류 시설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도 힘쓴다. 타타 하퍼의 북미·유럽 사업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기존 북미 시장에 진출한 자사 브랜드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를 통해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타타 하퍼는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브랜드”라며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연구개발 및 생산물류 인프라와 타타 하퍼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북미 시장서 고성장 중

최근 북미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이 선전하며 올 2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이상 급증했다.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라네즈가 뷰티&퍼스널 케어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로 등극하고,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온라인 채널 중심의 유통 전략,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자사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 모델을 기존 송혜교에서 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블랙핑크 로제로 바꾼 것도 눈길을 끈다. 로제는 블랙핑크 활동 외에도 지난해 솔로곡 ‘온 더 그라운드’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70위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스타로 통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브랜드와의 접점은 물론 모델이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까지 고려했다”며 “지금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정진한 로제의 진취적인 면모가 설화수의 선구자적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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