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감독 출신 행정가 김길식 단장 “안산시민이 행복감 느끼는 구단 만들겠다”

입력 2022-09-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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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김길식 단장. 사진제공 | 안산 그리너스 FC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감독 출신 축구 행정가는 드물었다. 영역이 달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흔해졌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김호곤 수원FC 단장,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이흥실 김천 상무 단장 등이 길을 잘 닦았다. 이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지도자 출신도 괜찮은 행정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또 한 명의 감독 출신 단장이 탄생했다. K리그2(2부) 안산 그리너스 김길식 단장(44)이다. 안산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단장까지 올라 더욱 화제다. 그는 2001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2008년 은퇴한 선수 출신이다. 전남과 광주FC 코치, 15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 이어 2020년부터 2021년 9월까지 안산 사령탑을 지냈다.

김 단장은 아직 40대 중반이다. 감독의 길을 접기에는 너무 젊다. 이에 대해 그는 “주위 분들의 반응도 대부분 비슷했다. 현장에서 지도자를 좀더 할 수 있는데, 왜 벌써부터 행정을 하느냐고 했다”며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행정을 하면 지도자로 복귀하는 게 어렵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젊기 때문에 행정을 경험한 뒤 현장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감독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감독이 선수단을 이끈다면 단장은 구단 살림을 책임진다. 역할이 다르다. 그래서 쉽지 않은 길이다. 김 단장은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과 자주 얘기를 나눌 생각이다. 그리고 시민구단인 만큼 시와 관계도 중요하다. 이 3가지 분야를 잘 접목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단장은 부딪힐 때가 많다. 투자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불편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김 단장도 잘 안다. 자신도 경험했다. 그는 “감독할 때 압박이 심했다. 경기에서 지거나 비기면 위에서 불러서 다그쳤다. 플레이오프에 못 가면 재계약은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위에선 성적 얘기만 했다”며 지난 시절을 되돌아봤다.

사진출처 | 안산 그리너스 FC SNS


그러면서 현장에는 압박보다는 격려와 응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면서 구단운영을 할 생각이다. 프로는 결과가 중요하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만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대행 꼬리표를 뗀 임종헌 감독에 대해 김 단장은 “코치 경험도 많고, 선수들과 소통을 잘 하는 지도자”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단의 방향성은 명확해야 한다.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투자영역이 달라진다. 육성이냐 결과냐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김 단장도 마찬가지다.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윗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구단의 방향성을 잡아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에 뿌리를 제대로 내리는 것이다. 안산시민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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