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고참 정대영 “롱런 비결은 체력…매 시즌 감사” [인터뷰]

입력 2022-09-21 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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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 스포츠동아DB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미들블로커(센터) 정대영(41)은 현역 최고참이다. 1999년 12월 현대건설에 입단해 실업배구 최고 센터로 명성을 날렸다. 프로가 출범한 2005시즌에도 최고였다. 원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거뜬히 소화했다. 입단 동기들은 은퇴한 지 오래다. 2022~2023시즌을 통해 18시즌째를 맞이하는 그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언제 은퇴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래서 매 시즌이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롱런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체력”이라고 답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상식이다. 정대영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력만 떨어지지 않으면 배구실력은 줄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감독님이 잘 관리해준 덕분”이라며 “지금도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서키트트레이닝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철칙은 ‘훈련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꾸준히 훈련하면서 몸을 만든 것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정대영은 지난 시즌 막판 무릎이 좋지 않았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30경기 이상 뛰다보니 고장이 났다. 비시즌 동안 무릎 재활에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요즘은 통증 관리를 하고, 무릎 재활 쪽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대영은 V리그 최초로 ‘육아휴직’을 했다. GS칼텍스 소속이던 2009~2010시즌을 건너뛴 이유다. 당시만 하더라도 육아 때문에 쉬는 문화는 흔치 않았다. 운동선수는 더욱 그랬다. 운동을 쉰다는 것은 은퇴를 의미했다. 그는 “솔직히 복귀는 생각 못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배려를 많이 해줬다. 당시 단장님은 좋은 선례를 남기면 배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극 도와주셨다”고 돌아봤다. 정대영 덕분에 요즘 출산 이후 복귀하는 사례가 늘었다.

정대영. 스포츠동아DB


그 때 태어난 2010년생 딸(김보민)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다. 장래 희망은 배구선수다. 가족끼리 합의도 마쳤다. 171㎝로 또래에 비해 키가 큰 편이고, 볼을 처리하는 센스도 좋다. 정대영은 “내년 중학교에 가면 엄마 손길이 더 필요해진다. 프로선수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해줄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대영의 기록은 V리그 역사다. 서브, 수비, 득점, 블로킹 모두 상위권이다. 특히 블로킹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통산 1101개로 양효진(1356개·현대건설)에 이어 2위다. 지난 시즌에도 4위를 마크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공격보다는 블로킹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말씀하신다. 블로킹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상대 공격보다 약간 늦어도 따라가면서 타이밍을 잘 맞추는 편”이라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즌이 조기에 종료되는 바람에 ‘봄배구’는 없었다. 정대영은 “이번 시즌은 모두 평준화된 듯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우리는 외국인선수가 바뀌었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것 같다”며 “이번 시즌 36경기를 모두 뛰는 것이 개인적 목표”라고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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