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진 예대금리차…금융소비자 부담↑”

입력 2022-09-2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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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공시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됐지만 은행권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최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설치된 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 | 뉴시스

시중은행, 공시 이후 ‘이자 장사’ 오히려 늘어

두번째 공시에도 예대금리차 여전
NH, 8월 1.76%p…전월보다 확대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 불가피”
예금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비판도
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차 공시 눈길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공시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됐지만, 은행권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직전 달의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평균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대출금리가 높고 수신금리는 낮은 것으로, 은행은 이자이익이 증가해 수익성이 향상되는 반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다.


●예대금리차 공시에도 이자 장사는 여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공시는 금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해 금리상승기에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취지가 무색하게도 5대 시중은행의 8월 가계 예대금리차는 모두 전월보다 확대됐다. NH농협은행은 7월 1.40%p에서 8월 1.76%p로, 신한은행 1.62%p에서 1.65%p로, 우리은행 1.40%p에서 1.57%p로, KB국민은행 7월 1.38%p에서 1.43%p, 하나은행 1.04%p에서 1.12%p로 커졌다.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폭이 예금금리 인상폭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으로, 일정 이상의 수익을 지키려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발맞춰 예금금리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기에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1위

2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8월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1.76%p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컸다. 이어 신한은행 1.65%p, 우리은행 1.57%p, KB국민은행 1.43%p, 하나은행 1.12%p 순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 측은 “8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모두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정부 정책 자금을 포함한 6개월 미만 단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큰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토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토스뱅크 4.76%p, 케이뱅크 3.13%p, 카카오뱅크 1.96%p로 나타났다.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 등을 포함한 19개 은행 중 8월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전북은행 5.66%p이며, 가장 작은 은행은 SH수협은행 1.02%p다.

이달부터는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예대금리차가 추가로 공시된 것이 눈에 띈다. 햇살론 등 고금리 정책대출 상품으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5대 시중은행 중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NH농협은행 1.73%p다. 이어 KB국민은행 1.40%p, 우리은행 1.37%p, 신한은행 1.36%p, 하나은행 1.09%p가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서민대출 상품 전체를 포함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보증하는 햇살론과 안전망대출을 제외했지만 은행이 자체 보증하는 새희망홀씨대출 등은 대출 금리 산정에 포함해 해당 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새희망홀씨대출이 정책서민금융상품에 포함되지 않아 정책서민금융 제외 대출금리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며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민 맞춤형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적극 지원해 지난달에는 타 은행보다 2배 이상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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