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선두 추월 않고 함께 완주…승부 넘어선 감동

입력 2022-09-2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22 서울트레일온런대회에선 곳곳마다 스포츠맨십이 빛났다. 쥐가 난 참가자의 다리를 주무른 뒤 함께 달리는 장면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4일 펼쳐진 이번 대회는 최근 개방된 청와대 뒷길 북악산 탐방로가 코스에 포함된 첫 트레일런이었다. 사진 | 동아일보

2022 서울트레일온런대회 성료

30km 남자부 3인 나란히 결승선 통과
“발아래 서울 절경…명품 대회” 감탄
대회 수익금은 장애인 자립 지원 기부
걷고, 달리며 서울 도심의 가을을 가슴에 안았다.

‘아름다운 자선 트레일런’ 2022 서울트레일온런대회가 24일 오전 7시30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가을햇살을 맞으며 출발했다. 기록을 중시하는 마라톤과는 달리 평지와 산 오솔길을 함께 걷고 뛰는 트레이런의 참가자들은 ‘스트레스 제로’의 상태로 가을을 즐겼다. 특히 이번 대회는 최근 개방된 청와대 뒷길 북악산 탐방로가 코스로 포함된 첫 트레일런이었다.

이번 대회는 30km, 10km, 버추얼런 5km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경복궁 외곽을 돌아 삼청공원-북악산-인왕산을 경유해 골인하는 30km 부문 남자부에서는 김지수(45) 씨가 3시간35분11초로 맨 먼저 골인선을 통과했다. 조계훈(37) 씨, 장동국(46) 씨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기록을 넘어선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이 돋보인 승부였다. 선두로 달리던 김 씨가 산악구간에서 넘어져 쥐가 나자 함께 김 씨의 뒤를 쫓던 조 씨, 장 씨는 달리기를 멈추고 김 씨의 다리를 마사지해준 뒤 남은 길을 함께 달렸다. 승부를 넘어선 감동이었다. 세 선수 기록은 약 1초 안팎. 사실상 ‘공동우승’이었다. 우승자 김 씨는 “마지막에만 제가 먼저 들어왔을 뿐이지 사실 형님(장 씨)이 다 이끌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30km 여자부에서는 안기현 씨(28·4시간 23분 43초)가 우승했고. 백은주 씨(41)와 박정순 씨(65)가 뒤를 이었다.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에 3위에 오른 박 씨(65)는 “뛰면서 계속 감탄했다. 명산에서 도시를 보며 뛸 수 있는 명품대회”라고 감탄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는 이번 대회 수익금을 장애인 자립을 지원하는 푸르메재단에 기부한다. 윤종연 한국도시가스협회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이 거의 극복되어 함께 모여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여러분의 한걸음 한걸음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된다는 보람도 같이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회에는 박주헌 한국도시가스협회 사회공헌위원장,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전무, 백경한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등도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 대회 개최를 위해 협조해 주신 서울 종로구 청운동, 효자동, 삼청동 주민 여러분과 문화재청, 종로구청, 종로경찰서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