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호수·청명한 가을 하늘…한폭의 풍경화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9-30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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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순봉 전망대.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옥순봉은 대한민국 제48호 명승지로 제천10경 중 제8경이다. 탁 트인 시야 아래 펼쳐진 청풍호 모습이 절경이다. 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지금 떠나기 좋은 ‘청풍명월’ 제천

옥순봉 정상서 내려다보는 청풍호 전경 일품
조망 뛰어난 222m 출렁다리도 새로운 명소
제천·충주 잇는 고개 ‘박달재’ 볼거리 한가득
과거·미래 공존 한방엑스포공원도 필수 코스
깊고 푸른 호수와 저마다 다른 얼굴의 산들, 거기에 청명한 가을 하늘. 이맘 때 제천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이란 찬사가 참 잘 어울린다.

요즘 많은 명소들이 차로 근처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제천의 청풍호와 옥순봉, 구담봉, 용담폭포 등은 오롯하게 튼튼한 두 다리로 돌아보고 올라가야 제 맛이다. 약간의 수고로움만 감내할 수 있다면 별칭처럼 청량한 가을바람 속 절경을 마음 가득 담아둘 수 있는 고장이 제천이다.


●살짝 고생스러운 산행 뒤 절경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옥순봉은 해발 283m의 낮은 산이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기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모습이 빼어나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채 300m도 안된다고 마음 놓고 산행에 나서면 중반부터 좀 당황하게 된다. 등산 난이도가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위산이라 중간 중간 암벽 구간이 있다. 등산로 자체도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 편도로 넉넉히 2시간은 잡아야 한다. 특히 정상을 앞둔 10여분은 경사가 제법 되는 바위를 올라야 한다. 최소 바위에서 미끄러지지 않을 등산화는 챙기는 게 좋다.

그래도 고생하며(?) 올라와 내려다보는 청풍호의 전경은 정말 일품이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시야 아래 부드럽게 이어지는 호수, 구담봉 등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모습을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 정상서 5분 정도 떨어진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이 특히 멋지다.

옥순봉 출렁다리는 호수와 옥순봉을 조망하는 새로운 명소이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222m의 다리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는 않다. 하지만 좌우 흔들림은 제법 심한 편이다.

조금 편하게 청풍호 경치를 즐기고 싶다면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된다.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를 운행한다.

3대 약령시중 하나일 정도로 유서깊은 제천 한방산업의 과거와 미래를 담은 제천한방엑스포공원 내 전시관. 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노래 속 그 고개, 박달재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1948년 발표된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의 첫 소절이다. 노래 속 박달재는 제천과 충주를 잇는 고개이다. 과거에는 충주와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라 많은 사람들이 오갔으나 지금은 드라이브 코스와 자전거여행 루트로 더 사랑을 받고 있다.

박달재 목굴암은 이름 그대로 큰 느티나무 고목 속에 만든 작은 암자이다. 17년 전 목각을 하는 성각 스님이란 분이 천년 느티나무 고목의 속을 3년이 넘게 다듬어 한 사람이 들어가는 작은 법당을 만들었다. 옆에 오백나한과 삼존불을 모신 또 다른 느티나무 고목도 있다.

박달재 정상에는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래비가 있다. 노래말을 쓴 반야월은 ‘단장의 미아리고개’ 등을 쓴 우리 가요사에 손꼽는 히트메이커였다. 하지만 그는 일제 강점기 여러 군국가요를 부르거나 작사해 인생에 오점을 남겼다. 노래비 옆에는 이런 친일행적을 밝힌 지역단체의 팻말이 나란히 있어 찾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제천 시내에는 비행기가 한번도 정식으로 뜬 적이 없는 비행장이 있다. 고암동의 모산비행장이다. 1950년대 군 비행훈련장으로 만들어졌으나, 이후 한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방치됐다. 지금은 일반에 개방되어 산책과 운동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1km가 넘는 드넓은 활주로 주변에 보랏빛 버베나 같은 꽃이 만개해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화양연화 Young Forever’의 뮤직비디오를 찍은 후에는 팬들의 ‘성지순례’ 코스이기도 하다.


●특별한 전시공간 제천한방엑스포공원

제천은 조선시대부터 3대 약령시장의 하나로 꼽힌 고장이다. 지금도 전국 약초생산의 30%, 황기유통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제천한방엑스포공원’은 한방산업에 특화된 제천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10월 6일부터 11일까지는 이곳에서 ‘2022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열린다. 제천 지역 한방바이오기업 생산품을 소개하는 한방바이오융복합관, 제천 한약재와 농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약령시와 하늘뜨레존, 한방 건강체험 부스 등을 운영한다.

제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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