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출전 기준기록 강화에 육상계는 ‘근심’

입력 2022-10-26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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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제103회 전국체전이라는 큰 대회를 마쳤지만 육상계는 후련함보다는 근심이 더 크다. 2023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이 강화되면서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6·용인시청)을 제외하면 출전을 자신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서다.

세계육상연맹이 8월 발표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은 남녀 각 25개 종목 모두 강화됐다. 이 기록은 전년도 기록을 종합해 산출되기 때문에 세계육상의 기록단축 추세가 두드러짐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기록 기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 가능한 종목은 남자 높이뛰기, 멀리뛰기, 세단뛰기, 20㎞ 경보, 여자 마라톤,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등 7개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나이와 최근 연도별 한국기록을 고려하면 우상혁만 출전 가능하다. 남자 20㎞ 경보 최병광(31·삼성전자)도 4월 수립한 자신의 개인최고기록(1시간20분29초)을 19초 단축해야 출전할 수 있다. 기준기록 미달 시에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거나 세계육상연맹 인증 대회에서 성적을 내야하나, 현실적으로 매번 출전하는 게 힘들다.

연맹의 노력은 적지 않았지만,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성과를 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우상혁이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6월 25일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출전 기준기록(2m33)을 넘지 못하자, 나흘 뒤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 공인기록회를 급하게 열어 랭킹포인트를 쌓게 해 올림픽 출전을 도왔다. 이후 그가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성적(4위)과 함께 당시 한국기록(2m35)을 수립하며 희망을 보여주자, 연맹 차원의 TF팀을 구성해 올해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과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불러왔다.

4월 종별선수권대회도 연맹은 국제 기준 인가를 거쳐 세계육상연맹의 기록 인정을 받았다. 그 결과 이 대회에서 최병광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전 종목에 걸쳐 세계무대 도전 기회를 부여할 수 없는 구조가 한계다. 세계육상과 간격이 더 커지고 있다”며 “선수들의 한국기록 수립 연령대가 늦어지고, 경신 주기도 길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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