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장 “용수제공”…“규제완화·협력업체 유치” 화답

입력 2022-11-22 1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1일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이충우 여주시장, 이한준 LH사장,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양향자 반도체특위 위원장, 한무경·김선교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위원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뉴시스

SK하이닉스-여주시, 용인반도체단지 상생 결단

2019년 투자 발표 이후 인허가 협의 안돼
산업부·여당·여주시장 등 분쟁해결 나서
17일 인허가 처리…내년부터 착공 예정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 지원 1호 작품”
120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의 초침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

반도체 단지의 조성 주체인 SK하이닉스와 공업용수 공급의 키를 쥔 여주시가 합의한 결과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제3회의장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서산·태안), 김선교(여주·양평)·한무경·노용호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충우 여주시장, 곽노정 SK 하이닉스 사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약 415만m²(약 125만 평) 규모의 부지에 5개의 반도체 공장(팹)을 조성하는 대규모 민간 투자 프로젝트이다. 이를 통해 1만7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88조 원의 경제적 가치가 기대됐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여주 남한강에서 1차분으로 하루 26만5000톤의 물을 끌어갈 계획을 세웠으나 2019년 투자 발표 이후 아직까지 용지 조성 공사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2021년 5월 공업용수 시설 구축을 위한 인허가를 용인시에 요청했지만 여주시와의 인허가 협의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주시를 지나는 남한강에 대한 취수 권한은 환경부에 있지만, 취수장과 용수관로 등 기반 시설에 대한 인허가권은 여주시가 갖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업용수를 위한 용수관로는 왕대리, 구양리, 번도리 등 여주시의 7.2km 구간을 지나가야 한다.

그간 여주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해 인근 산업단지들의 용수 시설 설치로 주민들의 불편이 컸으며,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로 지역발전에 제한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와 SK하이닉스에 주민 불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8월에는 여주지역 시민단체 등 200여 개 단체들로 구성된 ‘여주 남한강 물이용 상생위원회’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공급 상생안’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여주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7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을 방문한 이충우 여주시장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여주시와 SK그룹 간의 상생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국가와 경기도의 경제발전을 위해선 분명히 같이 뜻을 모아 협력해야 하지만 ‘상생’이란 단어에 맞게 한쪽의 희생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이 반도체 지원을 국정 전면에 내세우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지자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여주시, 관계부처 간의 입장을 조율했고, 여당은 성 의장이 주도하는 당정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 시장도 여주시, 경기도, SK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종합개발사업의 추진 및 관련 산업의 유치를 요청하는 등 분쟁해결과 상생을 위해 발 벗고 뛰었다.

그 결과 17일 여주시가 용수시설 구축을 인허가하면서 1년 6개월 간 지연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관련 행정정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공사가 본격화하면 내년 산업단지 착공을 거쳐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공장이 2025년 착공, 2027년 완공해 제품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주시를 위한 상생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여주시와의 상생을 위해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 관련 규제 개선, 수질보전 사업 지원 등에 대한 가능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협력업체 20곳 이상 유치 ▲공장부지 면적 제한 2000m²로 상향 ▲지역 오염총량제 탄력적 운용 ▲하수종말처리장 설치비 250억 원 상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여주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전개, 여주산 쌀 소비 진작 지원, 반도체 인력양성 추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성일종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1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여주시에도 대박이라고 할 만한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우 시장은 “그동안 여주시가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적극 협조해 왔듯 미래 경쟁력 핵심사업인 반도체 산업단지 추진에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여주시 발전과 규제개선을 위해 관계기관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