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아서 가는 거야, 축하해” 친정 한화 돌아가는 이태양, 마지막 모습마저 아름다웠다! [인터뷰]

입력 2022-11-24 15: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태양.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이태양(32)은 원 소속구단인 SSG 랜더스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아름다운 이별의 표본이다.

이태양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36순위)에 한화의 지명을 받은 뒤 2020년 6월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다. 한화 팬들은 인고의 세월을 겪으며 팀의 핵심투수로 성장한 이태양을 무척 아꼈다. 이적 후에도 늘 행운을 빌었다.

그랬던 그가 2년여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SSG 마운드에서 없어선 안 될 투수로 자리 잡은 덕분에 1군 등록일수를 채우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23일 한화는 4년 총액 25억 원의 대우로 그를 다시 품었다. 이번에는 SSG 팬들이 친정으로 돌아가는 이태양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별의 순간까지도, 이태양이 SSG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FA 계약 발표 직후 이태양은 “느낌이 이상하다. 트레이드로 떠났던 팀에 FA가 돼 다시 돌아간다니…”라며 “처음 트레이드될 때 울면서 떠났는데, 이번에 계약서에 사인하려고 한화 구단사무실을 방문했더니 털이 삐쭉삐쭉 서더라”고 말했다. 이어 “SSG에서 정말 좋은 형들, 동생들과 정이 많이 들었기에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다들 ‘인정받아서 가는 거야. 축하해’라고 말해줘서 눈물이 나더라”고 덧붙였다. 한화와 SSG 두 구단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생애 첫 FA 권리 행사를 결정하며 걱정도 없지 않았다. 한화에 더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다. 이태양은 “FA 신청서, 종이 한 장에 이름과 주소를 적고 사인하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잘했든 못했든 1군에서 서비스타임(등록일수)을 채운 것도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4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올 시즌 SSG에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경험하며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 반지를 꼈다. 도약을 준비하는 한화로선 이태양의 우승 경험은 팀에 꼭 필요한 무형의 가치다. 이태양도 그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우승 경험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많은 추억을 안고 간다. (류선규) 단장님, (김원형) 감독님께도 ‘나중에 놀러 가면 커피 주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정말 나는 복이 많다”고 다시금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