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삼바 보고 싶어? 빨리 신청해야지…월드컵의 하이디맨드 [남장현의 알릴라]

입력 2022-12-01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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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알릴라’는 아랍어로 ‘여행’을 뜻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올림픽에는 ‘하이 디맨드 이벤트(High Demand Event)’라는 독특한 용어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을 일컫는 표현으로, 통상 대회 현장을 찾은 전 세계 취재진의 요구가 많은 종목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동계대회에선 피겨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가 대표적이고, 하계대회에선 육상과 수영 결승, 리듬체조, 농구 등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에는 ‘하이 디맨드’가 사실상 없답니다. 스타디움 규모가 워낙 커 미디어 트리뷴(Media Tribune)으로 불리는 취재석이 넉넉히 마련돼 있어서랍니다. 올림픽의 리듬체조가 열리는 체육관은 어느 대회든 많아야 100석 남짓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사상 첫 중동·겨울대회인 2022카타르월드컵은 많이 다릅니다. 여러 도시로 나눠 경기를 소화한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카타르 수도 도하와 일부 위성도시의 8개 스타디움에서 전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FIFA는 기자들에게 대회 조별리그에 한해 하루 최대 2경기씩 관전토록 했는데, 모든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같을 순 없습니다. ‘삼바군단’ 브라질,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무적함대’ 스페인 등 전통 강국들의 경기에는 미디어도, 팬들도 가득한 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의 경기는 상대적으로 한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취재 거절’이 종종 벌어집니다. 11월 25일(한국시간) 이 대회 최대 규모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세르비아의 조별리그 G조 경기는 개회식에 버금가는 900여 명이 취재를 신청해 250여 명이 FIFA의 거절 레터를 받았고, 11월 28일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E조 스페인-독일전도 300명 이상 불가 통보를 받았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대학 수강신청을 하듯, 이것저것 고민할 것 없이 무조건 빨리 신청하는 게 유일한 방법인 듯합니다. 팬들이 서둘러 주요 경기 입장권을 구입해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좌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여러모로 흥미로운 월드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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