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수 우리 아빠야!” 선발 거듭난 롯데 나균안, 마운드 위 ‘그날’ 기다리며 [SD 인터뷰]

입력 2022-12-05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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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 스포츠동아DB

“그날을 상상하니 벌써 좋네요.”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집에 가 현관문을 열면 ‘아빠’라며 반겨주는 딸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들린다. 나균안(24·롯데 자이언츠)에게는 그만한 피로회복제가 또 없다.


나균안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이다. 지난해 11월 딸 리율 양의 아버지가 된 그로선 더 큰 책임감을 안고 뛸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딸이 ‘아빠’라며 반겨준다. 내겐 그게 참 컸다. 이제 갓 ‘아빠, 아빠’라고 말할 줄 아는 정도인데, 그동안 선배들의 아들, 딸들이 야구장에 와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러웠다. 언젠가 선발등판할 때 우리 딸이 ‘저기 있는 저 선수가 우리 아빠야’라고 할 그날을 상상하니 벌써 좋다”며 웃었다.


나균안은 언젠가 딸에게도 ‘아빠 선발등판하는 날 오라’고 할 위치에 다가섰다. 2020년 2월 ‘포수 나균안’이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손목 유구골 골절로 중도 귀국한 뒤 성민규 롯데 단장으로부터 ‘공을 던져보라’고 권유받은 것이 시작이다. 그로부터 3년 만에 준수한 선발투수로 컸다. 올 시즌 보직을 가리지 않고 나섰지만, 그 중 13경기에는 선발등판해 평균자책점(ERA) 4.16,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5로 활약했다. 구원등판한 경기 중에도 멀티이닝을 책임진 날이 숱하다. 4~5이닝도 거뜬했다.

롯데 나균안. 스포츠동아DB


나균안이 ‘선발 체질’임을 또 한번 입증한 것은 커브를 던지기 시작한 8월부터다. 커브를 처음 던진 8월 20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7탈삼진 2실점(비자책)한 뒤 승승장구했다. 그날부터 4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도 펼쳤다. 9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인생경기도 했다.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에 커브까지 더해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덕분이다. 그는 “배우는 것이 참 재미있다. 같은 구종이어도 내가 배우면 구질이 달라지는 점에서도 재미를 느낀다. 구종을 배운 뒤 선발등판했을 때 타이밍,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유리해졌고, 훨씬 여유로웠다”고 밝혔다.


선발투수로 꿈을 이루는 일만 남았다. 나균안은 “또 한번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싶은데, 이번에는 선발투수로 규정이닝을 채우고 싶다. 모든 선발투수들의 첫 번째 꿈이지 않을까. 그 꿈도 꿈이지만, 더 높은 곳까지 보려 한다. 내가 목표로 한 것 그 이상, 또 다른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목표치에 도달할 힘도 더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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