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서 주민자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지난해 11월 2025 우리동네 자치계획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주민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에서 주민자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지난해 11월 2025 우리동네 자치계획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주민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에서 주민자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단기적 마을 사업을 넘어 중장기 발전 방향을 담은 ‘2025 우리동네 자치계획’을 44개 동(마을)이 수립하면서,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 중심 자치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우리동네 자치계획’은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현안을 진단하고, 도시·마을 분야 전문가와 협력해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세운 것이 특징이다. 형식적인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단계별 과제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기존 주민자치 사업과 차별화된다.

44개 동이 수립한 자치계획을 살펴보면 주민들이 그리는 마을의 미래는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주민 간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둔 마을, 낙후된 지역을 지속가능하게 재생하려는 마을, 지역 자원을 활용해 발전을 도모하는 마을,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 인프라 확충을 중시하는 마을이다. 이 가운데 11개 동은 ‘주민 소통’을 마을 발전의 핵심 의제로 설정했다.

●과거를 잇고 미래를 여는 중장기 마을계획
역사가 오래됐거나 주거 밀집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주민 소통을 주요 과제로 삼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웃과 함께 공존하며 마을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자치계획에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권선구 평동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오목천동·고색동·평리동·평동 등 4개 법정동을 아우르는 평동은 구도심과 신도시가 혼재돼 있고, 젊은 세대와 노년층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다. 주민과 마을 조교들은 동네 곳곳을 답사하며 자원과 문제점을 분석했고, ‘기억의 숲, 꿈의 터전’을 자치계획의 제목으로 정했다. 지하화된 수인선의 역사를 기록하는 아카이브 공간 조성, 청년·청소년 거점 마련, 통합형 마을 소통 플랫폼 설치, 유휴공간의 생활 기반화 등 세대와 역사를 잇는 전략이 담겼다.

장안구 조원2동 역시 오랜 거주민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세대 간 균형과 활력을 추구하는 조화로운 마을’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형성된 마을의 역사와 풍부한 생활 자원을 토대로, 주민 공동체 문화 확산과 특색 있는 보행 네트워크 조성 등을 추진 전략으로 삼았다. 특히 손바닥정원을 활용한 주민 참여형 축제 구상도 포함됐다.

●단절을 넘어 세대를 잇는 소통 중심 공동체
권선구 구운동, 권선2동, 세류1동, 세류3동은 단절된 세대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운동은 ‘세대가 어우러지고 이야기가 흐르는 일상공동체’를 목표로, 고령화와 건축물 노후화 문제를 주민 참여형 공동체 활성화로 풀어내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다문화 언어교실, 세대 간 생활 노하우를 나누는 ‘장바구니 세대교환소’ 등 생활 밀착형 사업도 계획했다.

권선2동은 ‘소통으로 더 가까이, 문화로 더 풍요롭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원을 활용한 참여형 마을축제와 마을신문 발간, 우시장천 생태환경 정비 등을 통해 주민 소통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세류1동은 안전·복지·공동체를 아우르는 단계별 목표를 설정했고, 세류3동은 주민 참여형 스마트 전광판 설치와 마을 기억 발굴 사업 등을 통해 정감 있는 공동체 회복을 도모한다.

●공존과 일상을 중심에 둔 동 단위 주민자치
화서1동, 우만2동, 광교1동, 망포2동, 영통1동 등은 이웃과의 공존을 키워드로 자치계획을 수립했다. 스마트쉼터 조성, 세대이음 프로그램, 주민 참여형 관리체계 구축, 마을 축제와 복합문화시설 조성 등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마을 발전 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단계별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번 자치계획이 수원시 마을자치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