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철도 신풍터널 방재특화설비 누락…SK에코플랜트-감리업체 등 짜고 불법 저질러

●사문서 위조·행사로 방재특화설비 설치 의무 부당 면제 
●안전 외면한 턴키업체, 이천~문경 철도 공사비 47억 원 환수 

이천~문경 8공구 기본설계 요약 보고서 재구성. 사진제공｜감사원

중부내륙철도 이천~문경 철도 건설 사업 8공구 내 신풍터널(7060M)에 터널의 핵심 시설인 ‘방제특화설비’가 설치되지 않아 화재 등 비상 상황 시 안전에 구멍이 뚫렸다.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가 애초 ‘방제특화설비’가 빠지자 설계 변경 회의를 결정한 것처럼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감리업체는 원설계자가 방재특화설비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꾸며 심의위원회 등도 거치지 않았다.

당사자들은 문제점이 있었음을 인식했지만,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관련 문서를 조작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방재설비 설치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19일 감사원이 해당 사업을 감사한 ‘철도(시공단계) 건설사업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사문서를 위조·행사하는 등의 부정한 행위를 통해 설계에 반영된 방재 특화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국가철도공단에 손해를 끼친 SK에코플랜트에 대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및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 규칙 제15조 등에 따라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그뿐만 아니라, 설계변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회사에 대해 건설기술 진흥법 제24조에 따라 행정처분 기관이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하도록 관련 내용을 통보하는 등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국가철도공단이 입은 47억 1061만 원 상당의 손해에 대해 ‘이천~문경 철도건설사업’ 제8공구 공사 계약 특수조건 제61조 및 민법 제390조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천~문경 철도 건설 사업은 지난 2006년 11월 국토부 고시에 따라 사업이 진행됐고, 고시 기준 사업비는 1조1695억 원으로 6량 1개 편성 KTX-이음(EMU-260) 열차가 투입된다. 이천~문경 철도 사업은 전체 9개 공구로 1단계 구간인 1공구부터 5공구까지 이천 부발~충주 단선 철도는 지난 2021년 12월 우선 개통됐다. 이천~문경 철도 2단계 구간의 경우 마무리 작업 중으로 7공구와 9공구는 기타공사, 6공구와 8공구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로 진행됐다. 8공구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담당했고, 지난 달 개통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철도 건설 사업에서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일부 업체들의 행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도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철저한 감독과 투명한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충남｜장관섭 기자 localhn@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