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환경출장소’ 재설치 과연 실효성 있나

최근 포항시의회 차원에서 포항환경출장소 재설치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시기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포항철강공단 전경. 사진제공ㅣ포항철강관리공단

지난 2009년 ‘통합관리제’로 폐쇄 후 대구지방환경청에 귀속
환경부, 경북도 환경단속권한 포항시로 대폭 이양하는 게 현실적
업체마다 환경시설 보완, 담당자 인식 달라져 재설치엔 회의적 반응

지난 2009년 폐쇄됐던 ‘포항환경출장소’ 재설치문제가 최근 포항시의회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으나 시기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포항철강공단 내 설치됐던 포항환경출장소는 정부의 ‘통합관리제’로 바뀌면서 폐쇄된 후 대구지방환경청으로 귀속됐다. 따라서 포항철강공단의 실질적인 환경관리는 정부(환경부)와 경북도가 맡고 있는 셈이다.

특히 포항철강공단 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기업의 환경단속권은 환경부나 경북도(1, 2종)가 쥐고 있어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할 포항시는 단속권이 없는 상태다. 이러다보니 철강공단 내 대기업들이 단속권이 없는 포항시를 우습게 보는 경향도 있다.

이 때문에 포항환경출장소를 다시 설치하는 것보다는 중앙정부(환경부)나 경북도가 갖고 있는 통합관리제의 권한을 포항시로 대폭 이양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포항철강공단 업체의 환경단속권은 수질, 대기, 화학 등 굵직한 환경분야인 1, 2종은 경북도가 맡고 있고, 포항시는 폐기물과 비산먼지 등 나머지 분야만 맡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환경부나 경북도의 통합관리제로는 포항철강공단 곳곳의 환경단속에는 손길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1, 2종의 환경단속권 일부를 포항시로 넘겨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00년~2010년대까지만해도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 수가 400여곳에 달했으나 최근엔 350여개소 줄어든데다 업체마다 환경시설을 대폭 보완했고, 기업체 환경담당자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져 포항환경출장소 재설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퇴직한 포항시 환경공무원 J모(61)씨는 “이미 폐쇄된 포항환경출장소를 이 시점에 와서 재설치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환경부나 경북도가 갖고 있는 1, 2종 환경단속권을 포항시로 일부 이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정호 포항시의회원은 지난 11일 ‘제322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포항환경출장소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김명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