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산불 속 기적… 대피했던 종축 한우·젖소 무사히 귀환

영양군에 소재한 농협중앙회 한우젖소개량사업소 종축한우와 젖소들이 대형 산불로 대피했다가 속속 원래 위치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북도

지난달 경북 영양군을 덮친 대형 산불로 긴급 대피했던 농협중앙회 한우·젖소개량사업소의 종축 한우 142마리와 젖소 144마리가 속속 원래 위치로 돌아오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산불이 영양군 일대로 번지자 국가 자산인 종축 보호를 위해 해당 사업소의 가축들을 충남 서산과 경기 고양, 안성 등의 분산 사업장으로 긴급 이송했다.

한우는 전량 충남 서산의 본원으로, 젖소는 21마리가 고양 본원으로, 나머지는 안성 농협 목장으로 각각 대피했다. 지난주 젖소 123마리가 먼저 복귀했고, 11~12일 이틀간 한우 142마리도 모두 영양으로 돌아온다. 고양으로 옮겨진 젖소 21마리는 4월 말 복귀 예정이다.

한우개량사업소 장호진 관리소장은 “이송 차량을 준비해 막 싣기 시작하려던 찰나, 불길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며 “가축을 포기하고 직원 대피를 지시해야 했던 순간은 지금도 아찔하다. 다행히 축사와 가축 모두 무사해 기적 같았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번에 대피한 가축들은 모두 최소 5년 이상의 유전능력 검증을 거친 후보씨수소로, 향후 보증씨수소로 선발되면 1마리당 1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국가적 핵심 자원이다.

산불에도 사업소가 피해를 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불길의 방향이 바뀐 점과 함께, 사전 방재 차원에서 직원들이 축사 주변 잡목과 갈대를 제거하고 물을 살포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경북도는 재입식된 가축들을 대상으로 수의 진료 및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두 개 개량사업소가 본연의 기능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종축은 오랜 기간 축적된 개량사업의 결실이자 국가 자산”이라며 “중요 자산이 지역에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철저하고 안전한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영양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