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장재인, 과거 성폭력 피해 고백 “범인, 또래 남자”

입력 2020-09-22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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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재인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언급했다.



장재인은 22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감사하다. (이번)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다”며 “그 이후 나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내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내 또래의 남자였다”고 적었다.

장재인은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나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다만, 돌아보고 널리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가 피해자임에도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고 과거 성폭력 피해를 이야기했다.


장재인은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한다”고 썼다.

앞서 장재인은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에 장문의 글로 과거 상처를 언급한 바 있다. 장재인은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으로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고 적었다.




장재인은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아마 이거만으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 줄 알죠, 고생 많았다. 정말)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때 당시에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하지 못 했다. 거기에 내가 살아왔던 환경도 증상에 크게 한몫했을 거다. (엄마 미안! 하지만 노래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알죠?)”라고 썼다.

이어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살~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첫째,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다. 둘째 난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다. 셋째,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먹었더니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 (그 전엔 약에 대한 반감에 길게는 3개월 복용이 다였다)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에, 나와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니면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거다”고 이야기했다.

장재인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나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마음이 좋겠다 싶다”며 “첫 타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읽기에 괜찮을까 염려되고 미안하다. 긴 글 여기까지 왔다면 또 고맙다. 잘하는 게 이야기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 보려 한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은 생각보다 많이 닮은 것 같더라”고 썼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다음은 장재인 SNS 전문
-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 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구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에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
-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겨요.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네요.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거만으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줄 알죠, 고생 많았어요 정말.)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 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네.

거기에 내가 살아왔던 환경도 증상에 크게 한 몫 했을 거고. (엄마 미안! 하지만 노래하기로 맘 먹은 이상, 알죠.?)

그렇게 이십대가 된 나는 24살~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싶다.였는데, 그게 맘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1.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2.나는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 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3.무엇보다 일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됨. (그 전엔 약에 대한 반감에 길게는 삼개월 복용이 다였음!)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에요.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님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거든요.

내가 그랬던 거 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이 좋겠다 싶어요.

첫 타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읽기에 괜찮을까 염려되고 미안해요 긴 글 여기까지 왔다면 또 고맙구. 잘하는 게 이야기 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보려해요.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은 생각보다 많이 닮은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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