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작곡가, 극단적 선택 고백 “인생 비관해…”

입력 2020-12-23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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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호섭이 과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살아났다고 전했다.

23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황기순, 김학래, 김혜영, 이호섭이 출연했다.

이날 이호섭은 “언뜻 보면 제가 부잣집에서 곱게 자라서 꽃길만 걷고 살았을 것 같지만 저도 한때는 세상을 비관하면서 강물에 뛰어들었을 만큼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경상남도 마산시 남성동 남성여관에서 집 없는 아이로 태어나서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집도 없이 여관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서 사셨다. 저는 젖을 떼자마자 큰집에 양자로 입적돼 큰어머니 품에서 자랐다”고 전했다.

이어 “큰어머님은 ‘호섭아 너는 커서 판사 해라’ 하셨지만 오로지 꿈은 가수였다. 판사가 되기는커녕 용돈만 생기면 레코드판을 사왔다. 큰어머님이 채소 장사, 떡 장사, 풀빵 장사를 해서 어렵게 학비를 주셨는데 하라는 공부는커녕 학교도 결석하니 드디어 생부가 찾아와 저를 모질게 때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큰어머님 소원대로 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산으로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호섭은 “6·25전쟁 전후해 큰아버지께서 좌익 경력이 있다는 누명을 쓰고 돌아가셔서 공무원이나 판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저는 크게 좌절했고, 어느 날 마산의 다리 난간에 올라 강물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기적같이 살아났다. 그때 결심했다. ‘그래 죽을 수 있는 이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살자’며 음악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이후 문희옥의 ‘사투리 디스크’, ‘짝사랑’, ‘사랑의 불시착’, ‘다함께 차차차’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이호섭은 “이런 노래들이 히트를 하는 행운으로 마침내 음악인으로 우뚝 섰다. 큰어머님과 어머님 두 분의 사랑과 제 노래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덕분에 저는 아직도 날개를 접지 않는 꿈 꾸는 새로 살고 있다”며 “2021년에도 행복과 희망을 드리는 노래 많이 만들어 여러분께 들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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