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1년 중 360일 통증, 그럼에도 액션연기 포기 못하는 이유는…”

입력 2023-05-2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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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이 ‘범죄도시3’ 개봉을 앞두고 “시리즈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전작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려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3’ 개봉 앞둔 ‘괴물형사’ 마동석

사고로 큰 부상…하반신 마비 위기도
재활 제때 못해 계단 오르기도 힘들어
시나리오 각색 직접 해…수정만 80차례
‘전편보다 잘 만들자’ 스트레스에 탈모

액션과 연기는 직업 아닌 나의 삶 그 자체
할리우드서 ‘미국판 범죄도시’ 제작 제안
‘강력한 파워는 물론 기술까지 갖춘 한국을 대표하는 액션스타.’

배우 마동석(52)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맨손으로 좀비를 때려잡거나 거구의 범죄자를 쓰러뜨리는 영화 속 그의 모습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모습’은 영화와 사뭇 다르다. 젊은 시절부터 오토바이 배달, 건물 청소 등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하다 겪은 각종 사고로 척추, 어깨, 가슴, 발목 등이 부러져 “하반신 마비 위기”까지 겪었다. 재활을 제때 하지 못해 1년 중 350일은 통증에 시달린다.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척추 부상으로 인한 신경계 손상으로 고질적인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다. 촬영 중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할 때도 허다하다.

그런데도 그는 쉬지 않는다. 몸이 부서지라 연기하고 영화 기획과 제작에도 끊임없이 매달리고 있다. 수시로 미국에 오가며 여러 편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마동석은 ‘성치 않은 몸으로 그렇게까지 일하는 이유가 있냐’는 물음에 “특별한건 없다. 다만 삶 전체를 이 일에 바쳤다. 나에게 액션과 연기는 직업이 아닌 삶, 그 자체다”고 힘줘 답했다.


●“‘깡패6’ 단역이었던 나, 무명의 마음 잘 알아”

그런 그가 주연은 물론 기획·제작·각색까지 맡고 있는 ‘범죄도시’의 새 시리즈로 돌아온다. 31일 개봉하는 ‘범죄도시3’는 서울광역수사대 동료들과 신종 마약 사건의 배후를 쫓는 괴물형사 마동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개봉한 2편이 1269만 관객을 모아 감염증 사태 이후 최초의 ‘1000만 영화’ 타이틀을 가져갈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만큼 2편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전작을 고스란히 따라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하지만 ‘바꿔야만 한다는 강박’에 갇히면 또 ‘범죄도시’만의 매력은 잃게 되죠. 시나리오 각색도 직접하고 있는데 수정만 80번을 넘게 했어요. 스트레스에 탈모까지 왔다니까요.”

‘범죄도시’ 시리즈는 신예 및 무명 배우들의 꿈의 무대로 꼽힌다. 1편을 통해 주목 받기 시작해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진선규, 김성규 등이 이를 증명한다. 마동석은 배우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했다.

“신선한 얼굴들을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어요. 영화마다 1000명이 넘는 배우들의 오디션을 보죠. 그 친구들을 돋보이게 해주고 싶어요. 저도 ‘행인7’, ‘깡패6’ 등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의 간절함을 너무 잘 알아요. 기대에 차서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전부 편집이 돼서 실망한 적이 정말 많거든요.”


●“‘범죄도시’, 할리우드 리메이크 계획”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길어지는 시리즈에 대해 식상함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리즈는 벌써 4편 촬영을 완료하고 5·6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당연히 시리즈가 길어지면 재미없는 편들이 나올 확률이 커요. ‘007’이나 ‘분노의 질주’ 등 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들만 봐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프랜차이즈 영화는 영화인들의 꿈이에요. 익숙한 세계관 안에서 설명을 줄이고 바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잘 안될 까봐 미리 걱정하고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해요.”

현재 시리즈는 8편까지 기획돼 있다. “현직 형사들에게서 직접 들은 50여 가지의 사건 중 액션영화로 풀어내기 충분하다고 생각한 8개의 사건을 추린 결과”다. 할리우드 유명 스튜디오로부터 ‘미국판 범죄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아 제작 방향을 고민 중이다.

마동석을 향한 할리우드의 러브콜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개봉한 ‘존 윅4’에서 중국 액션스타 견자단이 연기한 역할의 출연 제안도 받았었으나 “다른 영화 촬영으로 인해 아쉽게 고사”했다. ‘존 윅’ 각본가와 유명 제작자 등이 참여한 할리우드 영화 ‘애쉬스’(Ashes) 촬영을 곧 시작하고 2021년 선보인 ‘이터널스’에 이은 마블스튜디오와의 협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마블과는 10년간 총 3편의 영화를 선보이기로 계약했어요. 다음 영화가 ‘이터널스2’가 될지 아니면 저의 단독영화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마블로부터 언제나 ‘통보받는’ 입장이거든요.”

쉴 틈 없는 스케줄이지만 아내 예정화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는다. 2016년 1월부터 공개 열애를 한 두 사람은 2021년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

“결혼하니 아주 좋아요. (아내가)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죠. 아주 잘 살고 있답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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