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배우가 예능 원하거든 고개 들어 ‘런닝맨’을 보게 하라

입력 2018-03-12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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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매회 새로운 예능 블루칩을 발굴 중이다. 이 정도의 발굴 능력이면 어지간한 캐스팅 디렉터의 뺨이라도 가뿐히 칠 것만 같다.

‘런닝맨’은 최근 방송분에서 예능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배우들을 기용해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먼저 제주도 레이스 편에 등장한 배우 이다희는 구하라, 강미나, 설인아 등 쟁쟁한 동반 게스트들을 제치고 눈에 띄는 승부욕을 보여준 한편 고정 멤버인 이광수에게 ‘배신기린’이라는 별명에 이어 ‘얌생이’라는 타이틀까리 붙여주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평창 동계 올림픽이 끝난 후 정상 방송된 ‘랜덤투어’ 편에서는 배우 이상엽이 기습 합류해 이광수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그는 만보기를 찬 상태로 가장 많은 숫자가 나오는 규칙으로 인해 배신이 난무하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11일 방송분에서 그는 금세 ‘런닝맨’의 분위기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하와 송지효가 부추긴 만보기 인질극에서 이광수와 명장면을 만들어 내는 한편 하하의 만보기를 몰래 훔쳐 이광수의 품 속에 집어넣는 등 완벽하게 흑화(?)된 모습으로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런닝맨’은 그간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없었고 소위 말하는 예능감이 검증되지 않은 배우들을 적극 기용해 호평을 받았다. 가깝게는 고정 멤버가 된 전소민의 활약이, 멀게는 이광수와 송지효의 활약이 그 증거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런닝맨’은 기본적으로 거의 하루를 꼬박 잡아 촬영하는 예능이다. 다른 토크쇼나 일반 버라이어티와는 달리 게스트가 ‘런닝맨’에 완벽하게 녹아들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편”이라며 “이런 가운데 과거 체력이 주를 이뤘던 이름표 떼기와 달리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출연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예능 블루칩의 발굴에는 제작진의 과감함도 크게 작용한다. 예능감이 검증되지 않은 출연자를 쓰는 것이 치열한 주말 예능 특성상 위험을 감수하는 것임에도 크게 개의치 않은 기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

이에 대해 ‘런닝맨’의 정철민 PD는 과거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도 “비록 포맷상 다소 탄탄하지 못한 회차라고 해도 연예계 숨은 원석들이 끼를 펼칠 수 있는 회차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며 “이런 인재들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예능 출연을 원하지만 혼자 살지도 않고 자녀도 두고 있지 않다면, 그리고 딱히 좌중을 사로잡을 말주변도 없지만 강철 체력과 승부욕만은 지지 않는 배우라면 ‘런닝맨’ 출연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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