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철없는 어른들”…‘바람바람바람’ 중년들의 B급 일탈 (종합)

입력 2018-03-22 1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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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코미디가 탄생했다.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바람바람바람’(연출 이병헌) 언론시사회에서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했다.

3년 만에 상업 영화로 관객들에게 돌아온 이병헌 감독은 “체코 원작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이 있다.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원작은 상황에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이었다”라며 “그래서 이 인물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궁금하더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전직 롤러코스터 디자이너이자 카사노바 ‘석근’역을 맡은 이성민은 “초반에 감독님의 디렉션을 잘 이해했다면 좋았을 거란 후회가 든다. 이 영화는 이병헌 감독만의 특출한 감정이 담긴 것 같다. 잘 되도 감독님 덕분이고 못 되도 감독님 탓”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석근’의 여동생이자 ‘봉수’(신하균 분)의 아내 ‘미영’ 역을 맡은 송지효는 “나는 현실부부, 현실남매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냥 현실적으로 해야 받아들여질 것 같다”라며 “저도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의 디렉션을 잘 이해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병헌 감독은 “이 말은 내가 현장에서 헤맸다는 거다. 사실 이 캐릭터들의 감정이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바람’이라는 부정적인 소재이고 코미디이다 보니까 우리가 해석한 것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투 등 세세하게 현장에서 해결해야 해서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영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석근과 봉수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이병헌 감독은 “원작에서도 석근이 전직 롤러코스터 디자이너로 나온다. 나도 왜 롤러코스터 디자이너로 설정했는지 궁금했다. 위태로운 일상에 대한 이미지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성민과 신하균은 “원래 놀이기구를 잘 못타는데 영화니까 열심히 탔다. 가파른 변곡이 있을 때는 참으려고 해도 얼굴에 표시가 나더라. 굉장히 힘들었다. 무서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에서 ‘제니’역을 맡은 이엘은 “이 영화를 찍으며 ‘내가 과연 사랑 받을 수 있을까’란 그 동안 고민을 더 생각한 것 같다.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미디 장르지만 소재는 민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잠깐의 즐거움은 허무함을 낳는다는 의미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막장 코미디에 그쳤을 거라면 이 소재를 안 선택했을 것이다. ‘바람’은 일탈을 느끼는 사람들의 궁금증이지만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은 선에 있는 가장 큰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소재를 미화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서 중년의 욕망을 다룬 작품이 별로 없어. 그렇게 감정을 따라서 생각하니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지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4월 5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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